"법률·회계 등 사업서비스 분야 과감한 개방 필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 "단기간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위기는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사직로 중앙청사별관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의 재정상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 이래 위기를 막기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변동성 확대 등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시장의 평가는 엄중하다"면서 "따라서 시장의 시그널에 더욱 귀 기울이는 한편, 위험요인이 해소될 때까지 긴 호흡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고, 특히 가계부채, 내수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더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다만 "금번 이탈리아 상황을 겪으면서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라며 "이는 통화스왑 체결을 확대하는 등 대외건전성 제고를 위한 그동안의 정책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와 함께 ▲서비스수지 동향 점검 및 향후 정책방향 ▲해양관광, 레저활성화 방안 ▲민간 R&D 투자 활성화 대책 등이 논의됐다.
박 장관은 서비스수지 동향과 관련 "건설, 해운, 항공 서비스 분야가 흑자를 보인 반면 관광,유학, 법률·회계 등 사업서비스 분야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적자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방과 경쟁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내년 5월부터 이동통신시장에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라며 "그동안 이동통신사 중심의 폐쇄적인 유통구조가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단말기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고, 통신요금 인하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 제도는 USIM(사용자 식별카드)만 있으면 어떤 휴대폰이라도 사용가능한 통신 방식으로, 현재 이동통신사가 직접 판매한 단말기의 식별번호를 전산시스템에 등록하고 등록된 휴대폰만 통신을 허용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보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비단 통신시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다양한 분야에 산재된 폐쇄적인 시장구조를 보다 개방적으로 바꿈으로써, 그 과실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해양관광·레저산업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선 "소득수준 상승, 4대강 친수공간 확대 등 여가여건이 성숙하면서 해양관광, 레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서비스업 등 관련 산업이 다양해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라며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고 체험기회를 확대하여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