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공정위는 대기업에게 수 백∼수 천 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내리는 등 기업들의 '저승사자'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되어 온 게 사실. 하지만 올 한해 공정위는 이런 부분과 함께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물가분야'에 신경을 상당히 많이 썼다.
단무지, 두유, 포장 김치, 등 공정위가 실제로 올해 조사를 통해 밝혀낸 담합의혹 가공식품 품목수도 상당하다.
물론 물가관리위원회로 바뀌었냐는 비판도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정책 의지를 가지고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핀 것은 비판과 함께 격려를 받을만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올해 평년과 비교해 워낙 물가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도가 좀 떨어졌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정위는 15일 '11월의 공정인'에 서울사무소 총괄과 신영근 조사관(사진)을 선정했다. 공정위는 매달 뛰어난 실적을 보인 직원을 '이달의 공정인'에 선정하는 포상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 조사관은 올해 웨딩드레스숍의 피팅비, 공인중개사들의 수수료 인하금지 등 주로 서비스 분야의 담합사실을 적발하는 데 '공'을 세웠다.
공정위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이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데만 해도 몇 만원씩 일률적으로 내야했던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고, 전세난에 시달리는 바쁜 직장인들이 일요일에도 부동산 중개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수수료 부담을 개선했다"며 신 조사관의 활동을 높게 평가했다.
공정위가 다루는 전체 사건 가운데 신고사건 비율은 한해 평균 약 45%정도. 서울사무소는 주로 이 같은 민원, 제보 등 신고사건에 대한 조사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 조사관은 "업무 특성상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업무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특히 1년 내내 민원이 끊이지 않는 부동산친목회 사건을 해결한 데에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 조사관은 올해 나이 47살, 중년에 접어든 베테랑 공무원.
본래 경북도청에서 지자체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중앙부처 파견근무 와중에 공정위로 전입, 올해 7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행정학 박사학위를 딴 공정위의 '숨은 인재'라는 전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