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5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의 설치 근거와 당권대권 분리 조항의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대선 출마에 걸림돌이 됐던 당헌 문제가 해결된 셈이다.
한나라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비대위의 근거 규정을 당헌 111조로 명확히 하고 비대위원장으로 박 전 대표를 추대했다. 비대위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규정도 신설했다.
또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자는 1년 6개월 전 당직을 사퇴하도록 된 당헌 92조 2항에 대해 비대위원장과 위원들은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는 실질적 당 대표의 역할인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대선 경선에도 출마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표최고위원이 공석이 되거나 최고위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비상 상황에서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한 15인 이내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최고위의 기능을 이어받게 된다.
이날 상임전국위에서 의결된 부분은 당헌 개정안으로 발의, 내주 월요일 타임스퀘어 아모레홀에서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빠르면 내주부터 박근혜 전 대표 중심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당헌 개정안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차명진 의원은 이날 상임전국위에 참석해 '비대위원 15인 중 8인 이상을 외부 인사로 구성하고 비대위는 재창당을 목적으로 하는 준비기구로 둔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상임전국위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차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체제가 총선까지 가면 안 된다. 박근혜 대표 스스로도 바꾸고 지지율도 다 내려놔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반려된 수정안이 전국위원회에서 다시 상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당헌 개정안의 심의, 작성은 상임전국위에서만 한다. 의총에서 부대의견으로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늘 논의되지 못했으므로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