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발급도 본인 지정 컴퓨터 3대로 한정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금융 거래 시간을 지연시킬 방침이다.
앞으로 은행에서 300만원 이상을 계좌 이체하면 10분 후 상대방이 인출할 수 있고, 300만원 이상을 카드대출(카드론) 받아도 2시간 후 입금이 허용된다.
31일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이스피싱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보이스피싱은 지난해 들어 급증하기 시작해 한 해 8244건(피해금액 1019억원)이 발생했고, 1년 만에 51%가 증가했다. 1건당 피해금액도 평균 1236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공인인증서(전자 서명) 발급도 제한된다.
사기범들은 PC방 등에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는 은행계좌 사용자는 본인이 지정한 컴퓨터 3대에서만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수사기관과 협조해 오는 2~3월 대포통장 매매를 단속하는 등 기획수사를 집중적으로 하고, 현재 은행권에 한정된 금융 거래 지연을 비(非)은행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전기통신사업법을 만들어 발신번호 조작을 차단하고, 국제전화번호 표시를 의무화하는 등 보이스피싱 차단에 나서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보이스피싱의 경우 사기범들이 5분 이내에 돈을 인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10분으로 늘려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