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는 약 0.7% 하락했다.
중국 지급준비율 인하와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으로 코스피는 상승 출발했다.
21일(현지시간)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이 확정됐지만 이미 노출된 재료였다는 점과 이란의 영국, 프랑스에 대한 원유수출 중단 발표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에 지수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주 중반 뚜렷한 모멘텀(상승동력)이 부재한 가운데 상승세를 나타내던 코스피는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과 미국 지표 부진 등으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주말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의 경제지표 호조로 지수는 2010선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지수의 우상향은 어려울 것이며, 고유가의 폭과 흐름에 따른 코스피 향방 또한 '불투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 국제유가, LTRO, 2000P 주목 = 이번 주 관심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국제유가의 움직임, ECB(유럽중앙은행)의 2차 저금리 장기대출(LTRO), 그리고 코스피의 2000선 안착 여부다.
우선 국제유가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국제유가의 강세가 실물 경기에 영향을 줄 수준이라는 점에서 월말, 월초의 매크로 지표를 통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27일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국내외 매크로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어 유가 강세가 모멘텀의 둔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와 관련해서는 내달 2일 예정된 이란 총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란 총선을 기점으로 국제유가의 반전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다만 총선 이후에도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 역시 크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의 일격을 받은 시장은 다시 유동성에 기대려고 하겠지만, 이번주 2차 LTRO가 예정돼 있어 유동성과 외국인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2차 LTRO의 파괴력은 긍정적이지만 지난 1차 LTRO에 비해 미미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코스피의 흐름 역시 유가와 유동성의 역학관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유가에 대한 전망이 그리 녹록치 않아 이번 주 시장도 강한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상승의 폭과 기간을 결정하는 이란·이스라엘·미국의 정치외교 내막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2011년에 경험했듯이 국제유가(WTI유 기준)가 배럴당 110~120달러 대 수준으로 장기화되면 유류를 제외한 소비지출이 위축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점은 고용과 투자 등 미국경제 회복의 근간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어 1분기 호조를 보인 미국경제가 2분기 중에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당분간 시장은 그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지금 지수의 흐름이 국제유가를 핑계 삼은 단순 기술적 조정인지, 아니면 시장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지를 선택하려 하겠지만 지금은 이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유가 강세와 매크로 둔화분 만큼의 주식 비중을 소폭 덜어내고 트레이딩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만일 시장이 오른다면? = 고유가 현상이 단순한 조정장세로 판단되면서 코스피가 오를 경우 2070선의 도달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
주식투자정보업체 굿세이닷컴은 기관들의 매도공세가 수그러들고 있는 점과 개인들의 매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호재로 인식했다.
전진오 굿세이닷컴 대표이사는 "코스피의 2070선에 도달 여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간 펀드환매 요구에 따라 대규모 매도세로 일관하던 기관들의 매도물량 규모가 적어지고 있다는 점은 수급과 관련해 긍정적인 사항"이라며 "외국인은 일정 규모 매수 우위를 나타내 이 현상이 개인들의 매수세를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참여자들의 움직임 및 규모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사항은 지수의 2070선 돌파 여부.
코스피가 이 지점을 돌파한다면 에너지를 모아 2100선에 안착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2000선 이하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전 이사는 "과거 12개월동안 이 지점은 하락 시 강력한 저지선 역할을 했다"며 "역으로 상승 시에는 정 반대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주 국내외 월말, 월초 경제지표가 대거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1월 적자를 기록했던 국내 무역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ISM제조업은 확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며 중국의 PMI지수도 소폭의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