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10대그룹 계열사 14~20% 증가

35개 대기업, 계열사 393개 '순증'

최근 4년 동안 국내 10대 그룹이 평균 14~20%정도 계열사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대기업집단 계열사 변동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4월 이후 4년 동안 35개 민간대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된 계열사는 총 652개로, 이 가운데 계열사에서 해제된 259개사를 제외한 393개 회사가 순증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대 그룹 계열사 증가비율이 높았다. 집단별로 5~10대그룹 계열사 증가비율이 20.7%로 가장 높았고, 이어 1~4대 그룹 14.1%, 11~35대 그룹이 7.8%의 증가율을 보였다. 

계열사로 신규 편입된 회사의 절반 이상(51.2%)은 M&A(기업결합) 등 지분인수 방식으로 흡수됐고, 나머지는 대체로 신규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로 편입됐다.

최근 4년 동안 35개 대기업들의 자산은 총 516조8000억원, 매출액은 463조8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서 계열사 신규편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평균 10%(자산총액의 10.8%, 매출액의 13.8%)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규 편입된 계열사의 80%는 기존 사업조직을 재편(150개)하거나 기존에 진출했던 업종과 관련된 분야에 진출(372개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회사 상당수가 향후 정리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규 편입된 회사 중 20.7%에 해당하는 135개 계열사가 M&A 과정에서 동반 편입된 회사로 향후 계열사 통폐합이나 매각 등의 방식을 통해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신규편입회사 중 20%인 130개 업체만이 새로운 사업업종에 진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사업영역에 진출한 130개 중 44개사는 신성장동력·SOC 분야로 진출했고, 12개사(9.2%)는 중소기업 영위업종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 계열사의 75.5%는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분야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이 60개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창고·운송관련 서비스업(52개), 전문서비스업(34개사) 등의 순으로 진출했다.

공정위는 특히 계열사 확장추세와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사이의 인과관계는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8년 출종제 폐지 이후 2년 간 계열사 수 증가율은 12.1%~13.6%로 작년(12.3%)과 비교해 폭등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계열사 수 증가 자체보다는 계열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수일가의 사익추구나 중소기업영역 잠식 등이 대기업집단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정치권에서 '재벌개혁'의 중요 정책으로 거론된 '출총제 부활' 방안보다는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및 중소기업 영역 잠식 문제 등에 사안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정위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총수일가 사익추구 문제와 관련 공정위는 향후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선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특히 총수자녀가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부당내부거래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적 제재 수준을 높이는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중소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법집행을 할 계획이며, 총수의 사익추구 유인을 높이는 복잡한 출자구조를 분석키 위한 '지분도'를 조만간 공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사외이사제도 등 기업내부견제장치가 실질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하는 한편, SI, 광고, 건설, 물류 등 내부거래비중이 높은 분야의 경쟁입찰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