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여야가 2040세대의 표심 잡기에 바빠지고 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영향력 확대와 젊은 세대들의 높은 정치 참여 열기로 그 어느 때보다 2040세대를 잡아야 하는 정치권으로서는 이들의 표심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지난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것도 젊은 세대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은 진작부터 2040세대를 겨냥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군 장병 월급 인상 등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 정치권, '청년 대책' 왜 공들이나 =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청년 대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청년들의 표심을 잡아야만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가 담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은 그 어느 정책보다 '청년 일자리 창출'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청년 실업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률이 2010년 16.8%에서 2011년 15.5%로 다소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사실상 실업자를 뜻하는 취업애로계층이 정부가 집계한 공식 실업자 17만2000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41만명으로 나타나면서 청년 실업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청년 자신은 물론 청년층을 자녀로 둔 부모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값 등록금 문제가 청년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부모가 실질적으로 등록금을 부담하는 것처럼 청년 문제는 우리나라 가정의 대부분이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민주통합당은 청년 실업자에게 최저임금의 80%의 해당하는 금액을 6개월간 구진촉진수당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내놨다.
또한 군복무자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지원금으로 매달 30만원씩 제대 시까지 적립해 총 630만원의 종잣돈을 주는 방안도 발표했다.
새누리당도 이에 질세라 비슷한 정책을 쏟아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로 약속한 대학생에게 등록금을 지원하는 '88 장학금'과 청년들이 기피하는 주조와 금형 등의 업종에 취업하기로 한 학생에게는 생활비까지 주는 '뿌리장학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군 장병에게는 월 30만~50만원의 월급을 주는 방안도 내놨다.
여야 모두 정책의 별다른 차이 없이 무조건 손에 현금을 쥐어주는 정책을 앞다투어 내놓는 꼴이 된 것이다.
□ 설익은 정책 쏟아내기, 정책 고민은 어디로? = 여야가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한 정책을 쏟아내는 이유는 총선에서의 이슈 선점을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혈안이 됐기 때문이다.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정부의 청년 일자리 사업에 대한 사업 타당성·유효성 평가도 전혀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새로운'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
방만하게 운영되는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부터 제대로 정비한 다음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됐을 때, 그 실효성을 곰곰이 따져보는 과정을 아예 배제한 것이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시행중인 고용촉진지원금 제도와 중소기업 청년취업 인턴제, 청년취업 아카데미 운영지원 제도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2년도 정부 성과계획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촉진지원금은 수요 과다 예측으로 예산이 남아돌고 있다.
2009년에는 1조115억원의 예산 중 717억원을 집행했고, 2010년에는 992억원의 예산 중 523억원만 집행했다. 예산 집행률이 50%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인턴으로 일하던 청년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50%의 임금을 지원해주는 청년취업 인턴제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의 2010년도 예산은 699억원이었지만 집행된 것은 564억원에 불과하다. 정규직 전환 후 중도탈락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산업 수요에 맞는 청년 신규인력을 지원한다는 '청년취업 아카데미 운영지원' 사업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사업의 예산 집행률은 상당히 높지만 문제는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평가지표는 사업에 참여하는 참여자의 만족도, 수료율 등이다.
또한 이 사업이 청년 취업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에 대한 조사도 전혀 없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미영 정치입법팀장은 "정당들이 이슈를 선점하려고 하기 때문에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각 정당이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을 갖고 책임 있는 공약을 내놓아야 하는데 지금은 일단 정책을 내놓고 보자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구체적인 복안을 가지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얘기한다"며 "선거를 앞둔 정책은 공약이기 때문에 예산 문제나 정책의 실효성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