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모두 4·11 총선에서의 주요전술로 복지를 택했다. 그만큼 정치권의 복지 논쟁은 뜨겁다. 이에 덩달아 조세제도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복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이 조세제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격전을 예고하고 있는 여야의 복지 재원마련 공약 중 '조세 분야'를 중심으로 4회(양당 전문가 인터뷰 포함)에 걸쳐 심층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 편집자 주- [기사 연재 순서] ■ [上] 복지·조세 전쟁 발발, 국민들은 행복할까? ■ [中] 전쟁자금, 어떻게 마련하나 ■ [下] 여야, 공(公)수표인가, 공(空)수표인가 ■ [인터뷰] 새누리당·민주통합당 전문가 |
◆ 전쟁자금, 어떻게 마련하나 여야가 쏟아내는 복지 실탄의 전쟁자금에는 얼마가 필요할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전쟁자금의 총 규모는 각각 89조원과 165조원이다.
자금 규모만 따진다면 당연히 민주통합당의 승이다. 물량공세로 퍼붓는 진영을 어떻게 이길 수 있단 말인가.
문제는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전쟁에 소요되는 자금은 저렇게 잡아놨지만 이 자금을 실제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이다.
괜히 이 자금에 맞춰 전쟁 계획을 세워놨다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12년의 전쟁에서 제시한 자금을 제대로 마련해내는 것이 그 다음에 맞을 전쟁에서의 승패를 좌우한다.
그래서 여야는 복지 정책 만큼이나 재원조달 방안에 공을 들였다.
□ '정권사수' 새누리는 '현실성' =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의 절반 수준인 89조원의 전쟁자금을 제시했다.
민주통합당처럼 많은 액수를 제시하지 않은 이유는 현실성 있는 계획만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제시한 복지 정책에 필요한 재원은 75조3000억원이지만 여유 있게 13조7000억원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자금마련 계획을 설계했다. 이 여유자금은 공약 실천 과정 중에서 지방재정의 부담이 커질 경우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마련했다.
이 89조원의 전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새누리당은 세수증가분으로 26조5000억원, 약제비 절감, 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등을 통한 건강보험 개편으로 13조7000억원, 순수재량지출을 절감하는 등의 세출절감분으로 48조800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세수증가를 위해선 주식양도차익 과세 대상을 대주주까지 확대하고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한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과세표준 10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해선 15%의 최저한세율(각종 공제나 감면으로 실효세율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을 도입하기로 했다.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도 1% 가량 줄일 예정이다. 이밖에 0.001%의 세율을 적용하는 파생상품거래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연말 '한국판 버핏세'로 불렸던 법인세 중간구간 신설과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 MB 감세 철회 등의 세수 증대 효과도 여기에 끼워넣었다.
□ '정권탈환' 민주통합은 '공격적' = 89조원의 새누리당에 비해 민주통합당은 공격적인 전쟁자금 마련 대책을 내놨다.
정권탈환을 목표로 하는 민주통합당으로서는 새누리당보다 더 파격적인 안을 내놔야만 승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새누리당에 비해 내용도 더 방대하다.
민주통합당은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이는 재정개혁(12.3조원)과 적재적소에 공급되지 못하는 복지서비스를 개편해 효율성을 높이는 복지개혁(6.4조원), 조세부담률을 현재 19.3%에서 2017년까지 21.5%로 올리는 조세개혁(14.2조원)을 통해 연간 33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5년간 총 165조원이다.
이 중 민주통합당이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조세개혁이다. 조세개혁이 가장 많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1% 부자 대 99% 서민들에게 공평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모토로 10가지의 대책을 내놨다.
우선 민주통합당은 1% 슈퍼부자증세를 통해 약 1조원의 세수를 확보하기로 했다.
현행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구간인 3억원 초과를 1억5000만원 초과로 조정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1억5000만원 초과소득에 대해선 근로소득공제를 배제해 고소득자에 대한 실효세율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법인세는 현행 과표구간 2억~200억원·세율 20%인 것을 2억~500억원·22%, 최고 과표구간은 200억원 초과·22%에서 500억원 초과·25%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민주통합당은 조세감면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10년 14.4%인 감면비율을 2017년 12.5%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이것만으로 약 8조원의 세수가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이어 모든 비과세감면에 원칙적으로 최저한세를 적용해 과세표준액 1000억원 이상 시 14%, 100억~1000억원 사이는 11%, 100억원 이하 10%, 중소기업·사회적 기업 7%를 적용하기로 했다.
99%에 속하는 영세 개인사업자를 위해선 연 매출액 4800만원 미만에게 적용하는 간이과세제도를 84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안을 내놨다.
아울러 이자와 배당소득에 과세는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하향조정해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고, 장내파생상품거래에 대해선 0.01% 세율의 증권거래세를 부과한다.
이밖에 음성탈루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위해 전자세금계산서 확대, 역외거래에 대한 세금탈루 조사를 강화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