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복지예산 공개하되, 정당별 비교 제외"
기획재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발표한 복지공약을 분석, 실제 시행할 경우 투입될 예산을 계산해 국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민감한 선거 운동 기간을 의식해 각 정당별 복지예산 추계액을 발표하는 대신, 정치권 복지공약 전체를 아우르는 복지공약 총 소요예산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월례 기자 간담회를 갖고, "내부적으로 정치권 복지공약 소요예산을 검토하고 있지만 발표 시기, 내용, 여부 등은 공정한 선거 관리를 감안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총선과 대선 양대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포퓰리즘 복지공약에 맞서기 위해 지난달 재정부 내에 '복지 테스크포스팀(T/F)'을 신설·운영 중이지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당별 복지공약 소요예산 발표에는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복지 T/F가 검토한 정치권 복지공약 소요예산 공개를 두고, 자칫 특정 정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만큼 최대한 정당별 비교는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박 장관은 "선관위에서 재정부 발표가 특정 정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경우 선거운동과 관련된 논란이 증폭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며 "행정부 영역 내에서 최대한 공정하게 작업하고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유권자들의 올바른 복지공약 분석 및 선택을 돕기 위해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 복지 T/F에서 검토한 정치권 복지공약 추계예산 총액을 발표하는 방향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이미 지난달에도 복지 T/F가 양당이 잠정적으로 제시했던 복지공약 소요예산 추계를 뭉뚱그려 발표했다"며 "정당별로 집계한 금액이 아니므로 문제가 없었고, 앞으로도 양당 복지예산을 합산해 발표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복지 T/F를 중심으로 정치권 복지공약의 재정소요와 재정조달 적정성을 분석 중"이라며 "다음 달 2일 3차 복지T/F를 개최해 좀 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난번 정치권 복지공약 소요예산 추계액 발표 이후 양당에서 일부 복지공약을 삭제하거나 재원마련 방안까지 마련해 발표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정치권에서 기존보다 생산적인 논의의 기틀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