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 시장에서 자동차 부품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자동차 분야 수출액의 37.9%에 달하는 규모가 자동차 부품.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산 부품 업체 수가 적지 않은 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자동차 부품 업계의 수출 기대감은 커졌다.
자동차 부품은 한·미 FTA 발효 후 관세가 즉시 없어져 중소업체의 A/S부품이나 현지조립용 부품 수출이 연간 1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일례로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 수출품목인 볼트나 너트는 그 특성상 다수의 작은 업체가 가격 경쟁을 하고 있는데 5.7%에서 12.5% 수준인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산이나 대만산과의 가격 차이는 5~10%내외로 벌어져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연히 자동차 부품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인 세종공업(대표 한상준)도 최근 FTA체결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늘어난 업체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EU와의 FTA로 4.5% 관세가 즉시 인하됐고 올해 미국과의 FTA에서는 2.5% 관세인하 효과를 본 것이 결정적이었다.
□ 미국·유럽 등 FTA국 수출 비중 73%…지난해 대EU 수출액 158배↑ = 세종공업은 자동차 소음기 등 자동차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국내 자동차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거나 해외 현지 공장으로 직수출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으로는 자동차용 소음기, 배기정화장치(촉매), 차체부품 등으로 80%가 수출.
최근 FTA가 발효된 체코, 슬로바키아 등 EU지역과 미국, 인도 등 FTA국가들이 주요 수출국가들인데 지난해 전체 수출액 중 72.6%가 이들 FTA발효 국가에서 발생했다. 그 규모가 1억3800만 달러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현재 수출물품의 상당부분이 FTA 체결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FTA준비는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해 한·EU FTA발효 이후 점차적으로 유럽 지역 수출 증가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슬로바키아, 체코 등 EU 지역 수출의 경우 지난해 7110만 달러로 2010년 45만 달러에 비해 무려 158배나 늘었다.
FTA와 함께 해외 생산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도 한 원인인데 세종공업의 해외 부품 생산량은 지난 2007년 264만대에서 2010년 378만대 규모로 100만대 이상 늘었고 올해는 지난해 437만대에서 480만대 생산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FTA 품목 분류부터 차근차근 '기반 갖춰야'...협력업체 관리 '복병' = 세종공업에 따르면 FTA 관세인하로 미국과 EU에서 얻게 되는 특혜관세 혜택은 2011년 수출금액 기준으로 미국이 연간 100만 달러 이상, EU는 연 220만 달러 이상이다.
이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동차부품 미국 관세율이 2.5%~0%, EU가 4.5%~1.7%인데 가격 경쟁력이 생기면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등의 경쟁사보다 먼저 EU와 미국 거대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
이 같은 기회를 얻기 위해서 FTA기반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세종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한·EU FTA 발효를 앞두고 관할세관이 울산세관을 통해 기반을 잘 갖춘 덕분에 EU FTA에 필수적인 원산지 수출자 인증을 받았고 곧바로 한·EU FTA업무를 무난히 적용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먼저 수출품의 정확한 품목분류가 중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정확하고 확실하게 품목분류를 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며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준비해야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FTA원산지 혜택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재는 FTA업무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애로사항도 적지 않았다.
FTA 원산지 관리 업무를 수행할 기업 내 FTA 조직과 FTA 전담자가 따로 있지 않다보니 EU FTA혜택에 필수적인 원산지 인증을 받는 일이 수월하지 않았고 협력업체 등도 FTA 원산지 관리나 FTA 활용에 대한 필요성이나 인식이 부족해 애로사항이 있었다.
협력업체의 경우 영세한 규모인데다 사실상 FTA의 실질적인 혜택은 없이, 문제발생시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이 있어 원산지확인서 발급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고 FTA 원산지관리의 핵심인 협력업체를 관리하는 데도 한계에 부딪혔었다고.
그는 "일정규모 이상의 업체는 인적자원이나 자금측면에서 비교적 쉬울 수 있지만 2차, 3차 협력사로 내려 갈수록 애로사항이 상당할 것"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 모기업 등 적극적 지원 환영..."관련기업과 동반성장 기대" = FTA를 적용하는 데 1인 다기능으로 조직이 구성된 중소규모의 기업은 환경이 녹록치가 않다.
인력이나 자금 등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향후 사후검증 시 미칠 영향은 엄청나고 이에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결국 2,3차 협력사에서 FTA관리를 완벽히 한다면 1차 협력사, 고객사에는 자연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므로 하위단계부터 관리가 잘 될 수 있도록 정부나 모기업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게 세종공업 관계자의 전언이다.
현재 세종공업은 이 같은 지원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업계의 '글로벌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종공업은 "FTA를 십분 활용해 자사 수출물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4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FTA가 협력업체와도 '동반성장'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