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민주당 의원 등 한은법 개정안 발의
경제성장·고용확대 등 한은 목적기능 추가
한국은행의 부동의 목표인 물가안정에 대한 궤도 수정이 민주통합당 의원들에 의해 추진된다.
물가안정 목표는 금융자산계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확대 등의 역할을 한은에서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5일 문병호 민주당 의원 등 11명은 경제성장 및 고용확대 등의 기능을 추가한 한은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번 발의에는 김기준, 김우남, 김현미, 박영선, 우원식, 이상민, 이용섭, 이종걸, 최민희, 한정애 등 민주당 의원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행 부동의 목표로 자리잡아온 '물가안정 목표제'를 바꾸자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문 의원은 "현행 한은법은 지난 1997년 이후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 목표를 물가안정으로 제한해왔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2011년 금융안정을 추가했다"며 "하지만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인 지금의 경제위기ㆍ민생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악화되는 대외여건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좋은 일자리 확대, 민생안정 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한은의 목적과 사업에도 성장과 고용확대가 추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한국은행도 금융자산계층의 이익을 위한 물가안정 시장만능주의 논리에서 벗어나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국민 전체를 위한 성장과 고용확대로 돌려야 한다"며 "그래야 망국적인 양극화와 민생위기를 극복하고 국민경제를 활성화시켜 대공황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한은의 기존 물가안정, 금융안정의 목적에 덧붙여 경제성장과 일자리 확대를 추가하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한은의 목적 변경에 따라 사회적 여유자금을 생산적 부문으로 흐를 수 있게 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나아가 정책적으로 신용공급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부문(고용창출, 산업정책 지원, 서민주택 등)을 결정해 은행이 이런 부문에 대출할 경우 지급준비율 등에서 혜택을 주도록 하겠다는 것.
문 의원이 이 같은 개정안을 추진하는데는 해외 중앙은행들의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
문 의원이 지난 6월 27일 한은 법규실로부터 제출받은 'OECD 34개국 중앙은행의 법정 목적' 자료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4개국의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외에 완전고용 또는 고용촉진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특히, 호주 중앙은행은 통화가치 안정, 완전고용 유지, 국민의 경제적 번영 및 복지 증진에 기여가 목표였고, 물가안정 목표는 없었다.
또 OECD 가입국은 아니지만 올해 3월 아르헨티나는 중앙은행(BCRA)의 목적을 종전 '통화가치의 보전'에서 통화안정, 금융안정, 사회형평과 부합하는 고용 및 경제성장 촉진으로 개정한 바 있다.
문 의원은 이번에 대표발의하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적 변경 개정안에 이어, 목적 변경에 따른 한은의 구체적인 통화신용 집행방향을 바꾸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도 추가로 제출할 계획이다.
문 의원 측은 "유럽 중앙은행이 출범한지 얼마 안돼 위기가 왔는데 물가안정만 하도록 기능이 제한돼 있어 경기부양을 못하며 위기가 확산된 측면이 강하다"며 "물가안정에 발목이 잡혀 한쪽만 쳐다 보던 것을 최근 최악의 경기침체 국면에서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을 시기에 맞게 수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