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5일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이하 한일협정) 비공개 처리 논란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일협정 관련한 책임론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기획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이번 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협정의 실무 총괄자로서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로서 앞서 사의를 표명한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에 이어 두 번째 사퇴자가 나온 셈이다. 조 대변인은 협정의 비공개 처리가 청와대의 의중이었다는 발언으로 책임 떠넘기기 논란을 불러온 것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통령은 김 기획관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공식적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이를 수리한 것은 아니어서 요식 행위가 남아있는 상태다.
그러나 김 기획관의 사의가 수용될 경우, 문책을 피하려던 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는 셈이다.
박 대변인은 이와는 별도로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 확인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황식 총리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한 인책 가능성에 대해선 "총리가 사과 드렸고, 절차상의 문제는 있었지만 총리나 장관까지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김 총리의 해임과 김성환 외교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변인은 협정 자체의 진행에 대해선 "국회에 설명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협정 추진을 다음 정권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견지했다.
반면 야당은 18일부터 열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협정과 관련한 책임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고, 독립운동가단체연합 등 관련 단체들의 협정 반대가 거세지면서 협정 처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