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비박 후보들이 '공천헌금'파문에 대한 책임으로 황우여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김문수 "공천헌금의혹, 특정인의 사당화 탓"
김태호 "박근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비박후보들은 3일 4.11총선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박근혜 사당화'로 인한 결과라며 이에 대한 책임으로 황우여 대표의 사퇴 촉구와 경선연기를 주장했다. 또한, 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중대결심'을 예고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지사(기호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당시 원내대표 겸 핵심 비대위원이었으며 현재 당 대표인 황 대표는 4일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면서 "사퇴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례대표 공천 의혹 외에 지역구 공천에서도 경쟁력 있는 비박계 의원들이 컷오프라는 미명아래 대거 공천에서 탈락됐다"며 "그 당시에도 여론조사 자료 조작 등 불공정 공천 의혹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여론조사 자료도 모두 공개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역구 공천 컷오프 자료공개와 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민적 의혹이 큰 상황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납득할 만한 조치 없이 경선일정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경선연기를 주장했다. 또한, 검찰조사 외에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특히 특정계파 위주의 편파, 불공정, 비리 공천이 있었다면, 이는 특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선거인단이 구성된 원천적 불공정 경선을 의미한다"며 "이 역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이들은 박 전 위원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제가 17대 공천위원장이었는데 새누리당은 그 때 이후로 지금까지 공천 현금비리가 없었다. 적어도 공천을 둘러싼 금품수수 의혹은 8년 만에 처음"이라며 "그만큼 국민들이 공천과 관련해서 '돈 공천은 매관매직'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난 계기는 당이 특정인의 사당화가 되고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서 오는 필연적인 부패와 비리의 결과"라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권력은 반드시 분권되고 투명하고 감시 돼야 한다. 지나친 사당화, 당내민주주의 실종, 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현실로 일어난 빙산의 일각"이라고 '사당화' 문제를 맹비난했다.
김태호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책임론'에 대해 "(책임에서)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황우여 대표가 당 쇄신과 환골탈퇴를 한다는 상징적 의미로 사퇴하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박 전 위원장의 책임은 상황진전을 봐가면서 해야 하고 자유롭지 않은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연석회의'와 관련해서 김 의원은 "연석회의에 후보들을 불렀으면 박 전 위원장도 나와야하는데 제가 듣기로는 안 나오는 걸로 들었다"며 "참석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석회의를 제안했던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은 "어제 연석회의 요구했는데 연석회의가 아니라 약간 변형된 형식으로 설명형식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우리는 지금 설명을 듣고자 하는 게 아니고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것이다. 오늘 이야기한 내용들이 연석회의에서 할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은 "연석회의에서 할 이야기를 여기서 한다고 했다"며 "지도부 연석회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고 해 이날 당 지도부가 결정한 연석회의가 사실상 무산됐음을 밝혔다.
이들은 "지금 상황이 모두 확정된 게 아니고 예단할 수 없으니 철저히 조사할 수 있게 당에 요청한 것"이라며 "비상한 시기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한가한 이야기다. 조사를 요구했으니 당의 조치를 보면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박후보들은 이날 밤에 진행될 대선 경선 TV토론회에 예정대로 참석하기로 했으며, 내일(4일) 시한으로 정한 '황우여 사퇴' 추이를 지켜보고 입장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