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멜마끼아또 등 정량보다 최대 100g↓
업체들 "테이크아웃커피 용량표시 의무 없다"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3000∼5000원에 상당하는 아메리카노, 카라멜마끼아또 등 인기메뉴의 용량을 표시된 정량보다 100g 가까이 적게 담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장에 커피 사이즈별 용량조차 아예 표시하지 않은 업체들도 많아,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을 지불한 커피 한 잔의 양을 전혀 알지 못하고 마시는 경우도 허다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이 5일 발표한 '커피전문점 테이크아웃커피 종합정보'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 등 국내 9개 유명 브랜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의 실제 용량이 매장에 표시된 정량보다 100g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서울·경기 지역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커피, 커피빈, 파스쿠찌, 엔제리너스커피, 이디야커피, 카페베네, 탐앤탐스커피,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등 9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커피전문점 인기메뉴인 아메리카노와 카라멜마끼아또를 조사 항목으로 선정해 브랜드별 3개 지점씩 27개 지점에서 각각 10잔씩 총 540잔의 커피를 구입, 용량차이와 카페인 함유량 및 열량 수준을 비교·측정했다.
조사결과 동일한 레시피로 제조되는 브랜드 커피 특성상 지점이나 시점에 관계없이 판매되는 커피의 용량이 표시된 정량과 동일해야 하지만, 지점 및 시점별 커피 용량은 고무줄 늘어나듯 제 각각이었다.
우선 1잔당 최대 5700원에 판매되는 카라멜마끼아또의 실제 용량은 9개 브랜드 커피 모두 용량 편차가 상당했다.
카라멜마끼아또의 최대·최소 용량 편차는 할리스커피가 131g으로 가장 컸고, 투썸플레이스와 스타벅스도 각각 113g과 107g씩 차이가 났다.
용량 편차가 가장 적은 커피빈의 경우도 평균용량 305g보다 17%나 차이가 나는 등 커피전문점의 용량 관리는 엉망이었다.
대표적인 테이크아웃커피인 아메리카노도 용량관리가 미흡하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스타벅스커피의 경우 매장과 홈페이지에 아메리카노 'Tall 사이즈' 부피를 355㎖로 명확히 표시하고 있지만, 실제 스타벅스 매장에서 구입한 30개 아메리카노의 평균 용량은 309g에 불과했다.
스타벅스에서 구입한 아메리카노 30잔의 용량은 최소 279g에서 최대 339g으로 모두 표시용량보다 적었다. 1잔당 3900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 500원 가량(평균 부족용량 46g)을 손해보는 셈이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카페베네 등 3개 브랜드의 경우 홈페이지에 기본사이즈 기준 용량을 각각 354㎖, 12oz(340g), 320g으로 명시했지만, 실제 판매되는 커피의 용량은 최대 43g이나 부족했다.
정량을 매장과 홈페이지 등에 표시한 업체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파스쿠찌, 엔제리너스커피, 이디야커피, 탐앤탐스커피, 할리스커피 등 5개 브랜드는 아예 용량표시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자신이 마시는 커피의 양조차 확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관계자들은 소비자원의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테이크아웃커피의 경우 용량표시가 의무화되지 않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유명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테이크아웃커피는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커피를 만드는 직원들의 숙련도에 따라 용량차이가 발생한다"며 "테이크아웃커피는 용량표시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 입장세서는 구매하는 커피의 기본 용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당연하며, 용량은 소비자 구매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카라멜마끼아또의 경우 평균용량이 309g인데 최대·최소 용량간 편차가 28%에 이른다는 것은 단순한 직원 개개인의 숙련도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기초적인 품질관리도 이뤄지지 못함을 의미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