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과세당국과 금융사간 소통 부재로 인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엔화스왑 예금' 사태와 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추진된다. 비록 이 문제는 법원 판결에 따라 과세관청이 패소했지만, 남겨놓은 교훈은 법률로 부활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2012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재정부는 이자소득 등에 대한 각종 비과세·감면이 적용되는 과세특례 금융상품의 설명서를 판매 이전, 과세당국(국세청)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제출대상은 과세특례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전 금융회사이며, 제출자료는 신종 금융상품 중 과세제외 및 조세특례(비과세·감면, 저율과세 등)가 적용되는 것으로 판단되는 금융상품의 설명서 및 과세구분 자료다.
금융사가 해당 금융상품을 개발, 상품승인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금융상품 설명서 등을 제출할 때 국세청에도 자료를 제출토록 의무화했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내년 7월1일 이후 판매하는 금융상품부터 제도가 적용된다.
이 같은 법률 개정은 제2의 엔화스왑 예금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000년대 중반, 은행들이 공신력이 확보되지 않은 세법해석을 기초로 만든 엔화스왑 예금을 비과세 상품으로 판매, 과세당국이 이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해 거액의 세금을 과세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었다.
현재는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다고 판단되면 해당 소득에 대한 지급명세서가 제출되지 않아 과세정보수집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기법 발달로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되고 있어 신종 금융상품에 대한 과세정보의 효과적인 수집 및 세원관리가 필요하다"며 "과세특례 적용 상품만을 대상으로 의무화, 금융사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