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말까지 지급보증수수료 계산방법 마련
최근 국세청에서 대기업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과세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기업 관계자들이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과세를 합리화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올해 연말까지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계산방법을 마련할 예정이어서, 조금이라도 세부담을 줄이려는 기업들과 세수 확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과세당국의 줄다리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박재완 장관에게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과세 문제 등 업계의 각종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향후 경제정책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회의에 참석한 현재현 전경련 경제정책위원장(동양그룹 회장) 등 27명의 기업인들은 박 장관에게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과세제도를 합리화해 달라고 강력히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지급보증수수료란 해외 자회사가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대기업 본사에서 보증을 제공하고 받는 대가다. 실제로 거액의 자금을 단독 조달하기에는 신용등급이 모자란 신설 해외자회사에 대해 신용도가 높은 국내 대기업이 지급보증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늘어나며 최근 해외지급보증수수료는 더욱 급증하는 추세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자회사 지급보증액 규모는 지난 2006년 128조원에서 2010년 345조원으로 5년 동안 3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문제는 해외지급보증수수료가 일종의 서비스 수익에 포함돼 상당한 금액의 법인세가 과세되며, 국세청이 최근 들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과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지난 3월 2011년 귀속 법인세 신고 당시 자체적으로 결정모형을 만들어 2006년분 해외지급보증수수료에 대해서도 상당한 세금을 과세했고, 생각지도 않았던 거액의 세금을 납부하게된 기업들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는 등 불복절차에 착수했다.
이처럼 국세청과 대기업 사이에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과세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자, 세제당국은 빠른 시일 내로 정확한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계산방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행 세법에 해외지급보증수수료 과세기준이 되는 '정상가격' 계산방법이 없어 기업들과 국세청의 의견 차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정상가격 산출기준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201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해외지급보증수수료 정상가격 산출기준을 마련해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박 장관에게 현재 세제실에서 마련 중인 해외지급보증수수료 정상가격 계산방법을 기업들의 세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만들어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지급보증수수료 정상가격을 산출하는 정확한 계산방법이 없어 세제실을 중심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합리적인 방향으로 계산방법을 만들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