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경제체질 개선에 도움될 것…후속조치 차질 없어야
매년 더운 여름철에 정부에서 발표하는 것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세법개정안이다.
금년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여 일자리 창출, 내수활성화, 서민생활 안정을 지원하면서 성장동력 확충, 조세제도의 선진화 등 미래준비도 착실히 해나가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 하에서 고용과 R&D 등 꼭 필요한 부분은 지원은 계속하지만, 전반적으로 비과세·감면을 축소하여 재정건전성을 제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제위기가 재정의 취약에서 비롯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선 재정을 튼튼히 하는 방향으로 세법 개편안이 만들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
기업과 관련된 사항으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고용창출 투자세액 공제제도 개편이다. 중소기업은 그대로 두고 대기업에 한하여 기본공제는 1%p 축소하고 추가공제는 1%p 확대하여 고용과 연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되었다.
또한, 대기업에 대한 최저한세가 과세표준 1000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에 대해서 세율이 14%에서 15%로 변경되었다. 규모가 적은 기업은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납세여력이 있는 대기업에 대하여는 세부담이 늘어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관련된 사항으로 연금소득과 퇴직소득에 대한 제도 개선도 중요사항이다.
불입 확대 및 장기수급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연금과세를 개선하고, 연금제도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퇴직소득 과세제도를 정상화한 것도 100세 시대를 앞둔 의미있는 개편으로 보인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과세, 주식 양도차익 과세 확대 등 금융세제 개편도 시의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금융부문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도 금융관련 세제도 가급적 예외를 줄이고 정상화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주택 등 부동산 거래 정상화를 위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를 개선하고, 비과세 재형저축을 신설하며 노인의 경우 부양자녀가 없더라도 근로장려세제 지원을 받도록 수급자격을 확대하는 등 서민생활 안정화를 위한 세제지원도 중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비과세·감면 정비 사항이다. 금년에는 전체 조세지원 201개 중에서 103개의 일몰이 도래하여 정부의 비과세·감면 정비 의지를 확인할 기회가 되었는데, 이 중에서 24개를 폐지하고 5개 신설하여 전체가 19개가 축소되는 등 큰 폭의 정비를 하였다.
또한, 내년부터는 조세지출에 성과관리 요소를 도입하여 비과세·감면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을 밝혀서 크게 기대된다.
덥다고 찬 음식만 찾을 것이 아니라 몸에 좋은 뜨거운 음식으로 몸을 지켜가듯이, 경제나 재정상황이 어려운 중에도 장기적으로 경제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년도 세법개정안이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고 본다. 후속조치가 차질 없이 마무리되기 바란다.
※ 본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약력] : 한국상사판례학회 이사,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