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감정을 상하게 것이 바로 편가르기가 아닐까요?
이것 때문에 친구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직장동료들 간에 오해가 생기고 불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친구들끼리 한 편을 먹고 다른 친구를 따돌림을 시키거나, 직장동료가 다른 동료의 험담을 퍼뜨리고 다니거나 해서 '편가르기'가 생기고 '왕따'가 생기는 것입니다.
최근 일어나는 중고등학생 자살 문제도 대부분 왕따가 문제였고, 아이돌 그룹 티아라의 문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어찌보면 민주통합당 경선의 파행도 이런 부분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주에서 압승한 문재인 후보에 충격을 받은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후보는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을 제기했습니다.
모바일 투표를 할 때 전화를 끝까지 듣지 않고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한 뒤 전화를 끊어버려 그 표가 모두 기권처리 됐다는 것이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非文 후보 캠프 공보담당들은 26일 울산 경선 행사장에 있는 기자석을 분주하게 뛰어다녔습니다.
모바일 투표가 무엇이 문제인지, 후보들이 경선에 불참할 것인지를 기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기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이들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본 당직자들이 "각 캠프 보좌관(공보 담당)들은 출입금지라고 붙여놔야겠어"라거나 "언론플레이 하는 캠프 사람들 내보내야 돼"라고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기자석 바로 뒤에서 말입니다. 마치 경선 행사장에 오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왔다는 말투였습니다.
특히 "우리가 문제를 제기했는데 최고위원들이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非文 후보 캠프 관계자의 말에는 당직자들이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공식적(문건 작성)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도 아니면서 (경선에 불참하고) 이게 뭐하는 것이냐"라고 기자들 뒤에서 큰소리로 떠든 것입니다. 경선을 공정하게 운영해야 할 당직자들이 말입니다
만약 非文 후보 캠프 측 관계자들이 이 말을 들었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아… 우리가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지 않아 잘못했구나'라거나 '캠프 관계자는 경선 행사장에 못 들어오는구나'라고 순순히 받아들였을까요?
일각에서는 친노 지도부의 일방적인 경선 운영에 각 캠프 실무진들의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것이 이번 경선 파행의 원인이라고도 합니다. 실제로 이들은 경선 룰을 만들 때 각 후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제3자인 기자가 본 울산에서의 일은 단편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처음이던, 아니면 많았던 그 진실은 민주당에 속해있는 '그들'만이 알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제3자가 보기에 '그들'의 편가르기가 보기 불편하다면 국민들이 보기에도 '그들'의 편가르기는 '불편할 것'이고 '그들'이 말하는 정권교체는 '불안한 것'이 아닐까요?
캠프 관계자는 경선 행사장에 출입금지시켜야 한다는 말. 이 말이 너와 나를 가르는 것은 아닌지, 크게는 네 편과 내 편을 가르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곱씹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