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세종·대전·충남 경선이 9일 치러지지만 이제 경선은 흥행 부진 수준을 넘어 소위 요즘 말로 '아웃 오브 안중(신경쓰지 않는다는 합성어)'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경선 후보의 9연승 행진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불출마 종용 협박 의혹 등이 민주당 경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나마 흥행 노림수였던 결선투표는 2위인 손학규 후보가 누적득표율 24%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관심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손 후보가 현재 누적득표율 49.1%인 문 후보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문재인 후보가 대선 후보로 직행하기 위해 필요한 누적득표율 50% 초과 요건을 턱밑까지 접근하면서, 결선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힘을 얻고 있다.
더구나 이제 남아있는 경선 지역은 이날 오후 2시에 치러질 세종·대전·충남 지역과 12일 치러질 대구·경북, 15일 경기도, 16일 서울이다.
세종시는 친노인 이해찬 대표의 텃밭이고 경기도와 서울의 민심은 여론조사와 비슷하다. 문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특히 경기도와 서울은 선거인단이 각각 14만8520명과 15만3676명 등 총 30만명에 육박해 여기서 승기를 잡는 후보가 경선의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지금 결선투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며 "문 후보가 누적득표율 45% 이상으로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면 해봤자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다른 당내 인사는 "경선 잡음이 시끄러워진 상황에서 차라리 결선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구나 새누리당의 협박 의혹에 공식적으로 대응한 안 원장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정치뉴스는 온통 안 원장에게 쏠려있다.
민주당 경선이 흥행할래야 도저히 흥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당 지도부가 새누리당이 조직적인 불법 사찰을 한 결과물을 가지고 안 원장을 협박했다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경선 후보들의 섭섭함은 극에 달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당내 후보를 띄어줘도 모자랄 판에 당 밖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집중되도록 만든다는 불만이다.
정 후보는 전날 부산 경선에서 "지금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이 한창인데 일부 국회의원들은 당 바깥의 사람을 대변하고 있다"며 "아무리 안교수가 연대와 단일화의 대상이라 하더라도 당의 경선을 들러리로 만들고 선출될 우리 후보의 경쟁력을 상처내는 이런 부적절한 행동이 웬말이냐"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