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박3'.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왼쪽),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운데), 안철수 무소속 후보(사진 = 김용진 기자)
추석민심 '선거가늠자'…수도권 2040 민심 입소문으로 퍼져
朴 '과거사-부산행' 文 '광주행' 安 '친노 끌어안기'
추석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민족의 대이동이 있는 추석 명절은 서울, 수도권의 민심이 지방으로 퍼지면서 추석이후 변화된 민심이 대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대 대선에서 추석 민심은 대선 구도 변화의 계기가 됐다. 지난 17대 대선 1년 전이던 2006년에도 추석을 전후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확연히 벌어졌고, 2002년 16대 대선 때는 추석 직전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후보의 인기가 추석 민심을 타고 가파르게 상승,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요구가 거세졌다.
이는 서울, 수도권에 거주하는 20~40대들이 고향에 내려가 자신들의 '지지성향'을 전달하는 이른바 '입소문 마케팅' 효과가 나기 때문. 추석은 이런 20~40대와 수도권 민심이 입소문을 타고 방방곡곡에 퍼지는 계기다. 때문에 대선주자들 역시 추석을 앞둔 현재 자신의 취약계층과 지역을 찾아 만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요동치는 PK, 발등의 불 '박근혜' = 가장 먼저 발 빠른 행보를 보인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인혁당 사건에 대해 '두개의 판결이 있다'는 발언 논란과 홍사덕, 송영선 등 측근비리의혹이 터지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다.
이에 대한 반전으로 박 후보는 지난 24일 과거사 관련 '사과'와 부산 방문, 26일에는 선대위 인선 일부를 발표한다. 추석 밑인 이번 주 초에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과거사를 털고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겠다는 것.
부산의 민심 요동은 부산저축은행과 신공항 건설 철회 등으로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이 과거 유신철폐를 외치며 부마항쟁을 이끌었던 PK(부산, 경남)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거,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부산출신이라는 점도 박 후보로서는 반가운 입장이 아니다.
현재 PK민심은 지난 한국경제가 22일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3자 대결일 경우 박 후보 40.1%, 문 후보 29.9%, 안 후보 20.8%로 나왔다. 박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문-안의 지지율을 합하면 50% 가까이 나오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부산 민심이 지난 총선 때보다 더 악화됐다"며 "3자구도로 하면 여전히 박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양자구도에서는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앞으로 PK에 맞는 전략을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PK를 대선 후보 중 제일 먼저 찾은 것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텃밭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박 후보는 중앙선대위 발족에 앞서 당내인사로 구성된 인선 일부를 발표한다.
■ '문재인', 호남 민심 잡으러 '광주행'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광주·전남을 방문한다. 추석 바로 직전까지 호남에 머물겠다는 것.
27일에는 광주 5·18 국립묘역을 참배한 후 태풍 피해지역인 나주를 찾는다. 또한, 28일은 광주에서 기자회견 등을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현재 호남 지역에서 지지율에 비상이 걸려 안철수 후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지지율이 안 후보가 54.9%에 이른 반면, 문 후보는 38.3%에 그쳤다.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글로벌리서치의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문 후보는 호남에서 43.1%로 안 후보(51.6%)에 비해 뒤쳐졌다.
이와 관련해 진선미 대변인은 "광주 방문을 통해서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광주시민과 호남지역 주민들의 말을 깊이 경청하고, 진솔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호남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며 "어떻게 해서든 호남 민심을 잡아야 산다"고 말했다.
■ '친노'끌어안기 나선 '안철수' = 지난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26일 '친노' 끌어안기에 나선다. 경남 김해 봉화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 측은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출마 선언 다음날인 지난 20일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한 행보의 연장선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추석 직전 '참배'라는 점에서 '친노'끌어안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안 후보의 행보가 문재인 후보의 행보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안 후보 측은 후보가 24일 동교동 김대중 평화센터를 방문해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그날 밤 봉하마을 방문 일정을 사전 공지했다. 통상적으로 다음날 일정을 전날 오후 늦게 알리던 것과 달리 하루 먼저 공지가 됐다.
안 후보는 봉하마을 방문에 이어 고향인 부산을 찾는다. 또한, 졸업한 부산고를 찾아 후배들과 만난 후,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들과 면담한다고 밝혔다. 이후 27일은 전남 여수를 방문에 호남 민심잡기에도 나선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이 같은 해석에 말을 아끼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가 26일 부산에서 1박을 한 뒤 여수에 있는 처가댁에 가기로 했다"며 "추석을 맞아 인사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당일 바로 올라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일정이고 비공개 일정"이라며 "포럼이나 행사를 일절 열지 않고, 외부 인사를 만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