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후보 반대 입장 피력
여권 일각 반대 목소리 '솔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금융세제 개편안인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여부가 불투명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세원확대 차원에서 주식양도차익과세와 함께 통과될 것이 유력했으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물론 일부 여권 인사들도 반대의사를 피력함에 따라 협의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더구나 민주당은 당론차원에서 정부안보다 과세효과가 큰 파생상품거래세 부과방안을 제시한 터여서 향후 세법심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15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지역 상공인과의 간담회에서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파생상품거래세를 도입하기보다는 자본소득 과세로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올해 8월 세법개정안을 통해 2016년 도입을 목표로 선물, 옵션 등 장내 파생상품에 저율(선물 0.001%, 옵션 0.01%)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정부는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제도를 도입하되, 실질적인 과세는 2016년부터 시행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주식시장을 포함, 금융시장 전반을 소득과세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중단단계인 거래세 형태를 고안한 것이다.
제도 설계당시 국내 파생상품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15개(선물 12개, 옵션 3개) 장내파생상품의 연간 거래량은 39억2800만건에 달하며 거래대금도 무려 1경6442조원으로 전체 국제시장의 15.7% 수준에 달한다.
국가별로 미국에 이어 2위이고, 거래소별로는 1위 규모다. 다만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거래량이 34.4% 감소했다. 그래도 여전히 국내 파생상품 거래가 국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4%로 세계 3위 규모다.
정부는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론 측면에서 더 이상 과세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시장위축을 우려한 반대론도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최근 금융중심지 논의가 떠오른 부산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거세다.
이날 문 후보가 파생상품거래세 도입 논의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곳도 공교롭게도 부산상공회의소였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발전하려면 파생상품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선박금융 기능을 한데 모아 특화금융중심지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문 후보의 발언은 정부는 물론 여야 가릴 것이 경제민주화 분위기, 세제정상화 측면에서 입법화가 유력했던 파생상품거래세 부과방안에 배치되는 셈이다.
법안을 심의하는 조세소위 내부에서도 부산지역 민심을 고려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부산 지역구 출신인 나성린 조세소위원장이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거래세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야권의원들과 상당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문 후보가 기존 당론과 정반대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향후 파생상품거래세 논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의사를 밝히고 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문 후보의 발언이) 세금부과 방식이 거래세 형태라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지 소득과세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지 않겠냐"며 제도 도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