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30억명 시장 겨냥한 저가폰
애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시장을 겨냥해 200달러 이하의 저가 아이폰을 내 놓을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투자은행인 파이퍼 제프리의 예측을 근거로 “애플이 오는 2014년까지 이동통신사업자 보조금없이 200달러에 팔리는 아이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사의 보조금을 받아 200달러 선에 아이폰5를 구입하지만 애플은 600달러를 받아간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4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후 소비자에게 데이터 요금을 받아 이를 보전하고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인도와 중국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애플이 30억 명의 스마트폰 수요자가 대기하고 있는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시장에 맞는 제품을 출시해야만 한다.
파이퍼 제프리의 애널리스트인 먼스터는 “애플의 문제해결 방법은 비싸지 않은 새로운 아이폰을 2014년까지 내놓는 것”이라며 “이것이 마지막 세대 휴대폰이어서는 안 되며 좀 덜 팔리더라도 독특한 휴대폰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제품의 명성을 매우 중시해 싸게 팔지 않기로 유명하다. 아이패드미니가 나오기 전 대부분의 시장 예측은 킨들파이어 HD나 넥서스7과 같은 가격대인 190달러 내외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 했다.
그러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것도 자사가 자랑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아닌 일반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예상가격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329달러에 출시했다.
보조금 제도가 없는 중국과 인도에서는 애플의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블랙마켓이라는 짝퉁시장이 성업중이며 그레이 마켓인 밀수 암시장도 정품시장에 필적할 정도로 규모가 커 오히려 정품시장의 가격을 위협할 정도다.
애플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지난 3분기 5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애플의 전략 변화는 아이패드 미니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티브 잡스가 건재할 때는 7인치대 태블릿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 것이 확고한 전략이었으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았다. 따라서 200달러대의 휴대폰을 내 놓는 것도 그리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있다.
다만 애플의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제조공장을 가지지 못해 제조마진 보다는 판매마진에 의존하는 회사이므로 저가 휴대폰으로는 현재와 같은 이익을 낼 수 없다.
또 저가제품을 출시하더라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초라한 성적에 그칠 수도 있다. 특히 지금 중국은 안드로이드가 OS시장의 90.1%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저가 아이폰이 나온다고 쉽게 이동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저가 아이폰은 애플에게 계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성공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고 해도 남는 것이 없는 장사가 될 수 있으며 실패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프리미엄 제품의 이미지는 사라져 버린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애플과 같은 고민에 놓였다”며 “중국과 인도는 큰 시장으로 무시할 수 없지만 100달러 이하의 선불폰과 짝퉁, 그리고 저가의 자국산 폰이 넘치는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마땅한 제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