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공식선거운동 시작되면서 22일 동안 치러질 대혈전의 막이 올랐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후보직 사퇴로 양자대결을 치르게 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모두 피말리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두 후보는 대선에서의 기세를 잡기 위해 대결구도 이슈를 직접 짜서 이를 선전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박 후보는 신뢰와 배신의 대결 등을 내세우고 있고, 문 후보는 미래와 과거의 대결 등으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두 후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는 안 전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후보가 선거에 어느 정도 개입하느냐에 따라 안 전 후보 지지층의 향배가 갈리기 때문이다. 이밖에 PK(부산·경남)의 민심과 국민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한방'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안풍(安風)에 누가 웃을까 = 안철수 바람은 이번 대선에서 기존에 보지 못한 바람을 일으켰다.
젊은층과 부동층이 역대 어느 대선 때보다 확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지자 중의 일부도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항상 당 조직을 가진 문 후보를 제친 만큼 그의 지지층이 어디로 가느냐가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됐다.
우선 안 전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문 후보를 인정했기 때문에 대다수의 지지층은 문 후보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문제는 단일화 피로증과 안 전 후보의 앙금이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터져나온 공방전으로 인해 안 전 후보가 새 정치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지지율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문 후보의 공세로 인해 안 전 후보가 TV토론에서 입은 충격도 상당히 크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 전 후보가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한 만큼, 문 후보를 도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어느 선까지 개입할지는 아직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후보는 이런 상황을 잘 이용해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사이를 벌어지게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결국 안 전 후보가 이런 앙금을 털고 문 후보의 선거를 도울 수 있을지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됐다.
□ 심상찮은 PK 민심, '40%' 관건 =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지지율 40%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의 텃밭이던 PK 민심은 지난 총선때부터 크게 술렁였고 그 단적인 사례가 바로 부산 사상구에서 문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이런 기세를 몰아 문 후보 측은 부산에서 40%대의 지지율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되면 박 후보와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것이다.
PK 전체 유권자는 630여만명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 중 65% 정도가 대선에 투표한다고 치면 450만표 정도가 걸린 셈이다. 두 후보 모두 이곳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문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 유세지로 부산을 택한 것도 이런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 후보 역시 문 후보가 40%가 되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지지율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해당 지역구 의원들에게 적극적인 활동을 주문하고 신공항 건립 등의 공약으로 민심 잡기에 나섰다.
□ 감성 자극할 '한방'은 무엇? = 감성을 자극하는 '한방'도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개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들었던 '한방'은 바로 눈물이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눈물이 TV광고로 만들어졌고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달라"는 할머니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따라서 이번 대선 정국에서의 눈물도 막판 지지율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미 문 후보는 영화 '광해'를 보고 노 전 대통령이 떠올랐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특전사 출신의 강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문 후보가 눈물을 흘렸다는데 유권자들이 놀랐던 것이다.
반면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아직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 다만 지난 2004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이 불면서 당시 한나라당이 어려워지자 눈물을 보이며 호소, 121석이란 기적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지난 총선 때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구 주민들에게 인사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만약 박 후보가 대선 막바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박 전 대통령과 유신시대에 대한 공세에 '아버지' 얘기를 꺼내며 눈물을 보인다면 장노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