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인수 논의 18일로 미뤄져
사외이사 "이사회가 거수기는 아니지 않나"
KB금융그룹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6일 KB금융지주 등에 따르면 전날 명동본사에서 진행된 확대경영전략회의에서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건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다음 이사회에서 속개해 다루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는 금융당국의 베이징 술잔 사건에 대한 경위서 제출 요구 등으로 다소 복잡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며 장시간 마라톤 논의가 예상됐지만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싱겁게 막을 내렸다.
이날 회의 후 이사회는 "집행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논의를 가졌으며, 사안이 중대하고 자료가 방대한 점을 감안할 때 좀 더 내용을 검토하고 구체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오는 18일 다음 이사회를 속개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이사는 "수백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그 자리에서 어떻게 읽어 보냐"며 "이사회가 단순하게 거수기는 아니지 않냐"며 당일 회의에 대해 불만을 털어 놨다.
수조원의 인수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M&A인데 당일 수백페이지의 자료를 이사진들에게 내놓아 적잖이 당황했다는 것.
다만 이 이사는 경영진 측에서 기존 인수가격에서 대폭 낮춰 이사진에 제시했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이날 이사회는 3개월여 끌어온 ING생명 한국법인에 대한 인수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 등과 일부 사외이사간 인수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가격문제에서 막판 조율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국민은행 노조도 ING생명 인수에 대해 3일 반대성명을 냈다가 철회하는 등 조직 내부의 갈등도 어느 정도 수습된 만큼 이사회의 최종 결론만이 남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차기 이사회로 ING생명 인수 논의를 미루며 경영진과 이사회간 묘한 난기류까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이 ING생명 인수건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본 리터 ING은행 아시아지부장을 제외한 12명 중 7명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어윤대 KB금융 회장과 임영록 사장 등 상임이사 2명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에 더해 4명 이상의 사외이사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