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묵묵부답'…속 타들어가는 文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이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묵묵부답에 속내가 까맣게 타들어가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6일 오전 필수생활비 반값 공약을 발표하고 국민연대 출범식에 참석해 자신이 야권단일후보를 넘어서는 '국민후보'라고 선언하며 나름대로의 행보를 하고 있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안 전 후보가 국민연대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당초 안 전 후보는 전날 선거지원 방법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 시간이 임박해서 돌연 취소하더니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다.
한 때는 안 전 후보가 전날 문 후보의 대학가 유세 일정에 나타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지만 기자회견 취소로 민주당의 기대는 무너졌다.
특히 문 후보 측에서 충격을 받은 것은 안 전 후보의 문전박대였다. 문 후보는 전날 오전 직접 안 전 후보의 자택을 찾아갔지만 30분 동안 기다리다가 결국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안 전 후보가 집에 없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사전 연락 여부 등에 대해서 문 후보 측은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안 전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에서 연락왔을 때 이미 안 전 후보는 집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유야 어찌됐든 공당의 대선 후보가 직접 찾아갔는데도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사실에 민주당은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단 안 전 후보 측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일부 안 전 후보의 지역·외곽 조직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만큼 고마움의 표시로 인사는 가야겠다고 해서 간 것"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 전 후보가 다음날에는 문 후보 지원에 나서지 않을까 기대감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 후보 측이 안 전 후보의 입만 쳐다보는 이유는 바로 지지율 때문이다. 문 후보 입장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는 상황에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는 계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안 전 후보의 '지원'인 셈이다. 이 때문에 안 전 후보의 지원을 이제나 저제나 목만 빼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 전 후보 측이 해단식을 계기로 조직이 급격히 와해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직이 통제가 되지 않고 캠프 내 이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안 전 후보가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들의 해석이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안 전 후보는 별도로 대선승리를 위해 도와줄 것이란 전제가 돼 있다"며 "안 전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 내 선거운동과 대선승리를 위해 도울 것인지는 (전적으로) 안 전 후보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구애를 계속 해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