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과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가 국정원 직원의 대선 개입 수사 과정을 놓고 부실수사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전날인 11일 문 후보 측이 선관위에 국정원 직원이 강남 소재 오피스텔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하면서부터다.
문 후보 측은 해당 직원이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문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올리며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선관위는 전날 오후 7시 20분경 현장에 도착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현장에는 경찰 3명과 민주당 당직자들이 있었으며 선관위 지도계장은 해당 오피스텔로 들어가 내부 확인을 요청, 불법선거운동을 할 만한 물증이 없다고 판단해 현장을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직원은 국정원 소속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문제 삼고 있는 컴퓨터를 조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불법선거운동을 할 만한 정황이 없었고 이를 제보했던 민주당 당직자에게도 고지한 후, 7시 30분경 현장에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선관위 측은 "조사과정 중 위법의 혐의가 있다고 볼 만한 사소한 혐의조차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더구나 그 오피스텔은 여성이 혼자 주거하는 가정집으로서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많아 더 이상의 조사는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당직자들은 당시 상황을 문제 삼으며 새벽 2시30분까지 해당 직원과 대치 상황을 벌인 후, 지금까지 초동 수사가 미흡했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문 후보 측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선관위는 제보를 받고 (오피스텔로) 들어가면 최소한의 확인과 필요한 조사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해당 직원이 거짓말 한 것을 그대로 믿었다"며 "초동수사에 대단히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 본부장은 "그래서 어제 오랜 시간 동안 대치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이를 빨리 해소하지 못한 경찰과 선관위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나중에 국정원 직원이라는 것이 확인됐으면 의혹을 해소해줘야 하는데도 어젯밤을 넘긴 국정원의 대처도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후보 측은 "정황 증거를 공개할 것"이라며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다. 이 일환으로 진성준 대변인은 해당 직원이 IP주소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정원 청사 외부에서 댓글을 다는 등의 일을 했다고 주장, 그 증거로 해당 직원의 하루 근무시간이 오전 2~3시간 밖에 되지 않는 점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