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박근혜 당선자가 19일 밤 여의도 당사 상황실을 방문, 당직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반대파 끌어안기' 급선무…봉화마을 방문하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일성은 '대통합'이었다. 당선이 확정된 전날(20일) 박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과거 반세기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 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대통합'을 강조했다.
또한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캠프관계자와 당직자들에게 당부한 것 역시 '반대파 끌어안기'였다. 이는 야권지지율이 50%를 육박하는 상황과 '안철수 현상'이 보여준 새 정치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에도 자신의 '유신'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대통합'을 강조, 구민주계 호남인사 영입과 부마항쟁 피해자들의 피해대책 방안 약속으로 이들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 文의 48% 끌어안기…봉하마을 방문 검토 중 = 박 당선인은 이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 후보에게 위로 전화를 걸어 "앞으로 국민을 위해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당부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한 것이다.
또한, '반대파 끌어안기' 차원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권양숙 여사 예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전날 이정현 단장은 기자가 "봉화마을은 방문 계획이 없느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앞서 박 당선인은 국론 분열 수습을 위해 "당선 직후 새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여야 지도자가 만나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짜기 위한 '국가 지도자 연석회의'를 준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의 정책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1일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 의원들에게 "분열된 국면을 최대한 마무리한다는 정신에 비춰 (야당과)방향만 맞추면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양보해서 타협하는 입법 활동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안 전 교수가 약속했던 '의원 정원 축소' 문제를 비롯한 정치 쇄신 공약에 대해서는 '당장 만나서 협의하자'는 제안도 했다"면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고용·복지 정책 중에서도 수용할 만한 것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MB정부 인사실패…'인사대탕평' 강조 = '인사 대탕평' 역시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대통합'방안이다. 박 당선인은 앞서 후보시절 <조세일보>와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공공기관 인사정책에 대해 "능력과 성과"를 강조했다.
선거기간 동안에도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한 동서화합과 국민 대통합을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대통합의 시작은 지역균형발전과 인사탕평"이라고 말해왔다.
캠프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이명박 정부가 초기 실패로 간 게 인사 때문"이라며 "고소영, 강부자로 5년 내내 비판받지 않았느냐. 박 당선인은 자기와 친분 있다고 과시하는 스타일을 안 좋아하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중용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인사탕평을 제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당선인에 대한 반감이 큰 2030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2030인사를 발탁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민주화 희생자들 피해보상도 남은 과제 = 이와 함께 유신시절 피해를 입은 민주화 희생자에 대한 복권과 피해보상 문제도 '대탕평'을 위한 박 당선인이 해야 할 과제다.
박 당선인을 지지한 부마민주항쟁 부산·마산동지회는 지난 10월 "박 후보가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고,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분이니 그것을 믿고 지지를 결정한 것"이라고 지지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이번 12월 임시국회에서 지난 11월 국회에 제출한 '부마민주항쟁 진상 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과 정신계승 보상 예우 등에 관한 특별법안'과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심의·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박 후보의 만남을 거부하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던 고(故) 전태일 열사 유족과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과의 '화해'도 남아 있어 과거사에 대한 박 당선인의 '대통합'의지가 어느 정도 진전될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문 전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광주는 여전히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복권과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박 당선인은 선거 캠프에 있던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집권 후 대통령 직속 기구로 두어 계속 운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