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 등 고가의 명품가방에 대해 오는 2014년부터 20%의 개별소비세가 전격 과세될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내년 1월1일부터 당장 명품가방에 개소세를 부과할 방침이었지만, 여·야 정치권과의 합의를 거쳐 시행시기를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귀금속이나 고급 시계 등에는 개소세가 부과된 것과 달리 300∼400만원을 훌쩍 넘는 명품가방에는 세금이 과세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일지만, 2014년부터는 출고가가 200만원 이상인 샤넬 등 명품가방에도 개소세가 부과돼 소비자 판매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가 올해 연말로 끝날 예정이었던 대용량 가전제품에 대한 개소세 과세적용 기한이 2015년까지 3년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조세소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협의과정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별소비세법 수정안과 부가가치세법 대안 등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합의된 법안들은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오는 27∼28일 개최될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 2014년 명품가방 개소세 부과…"가격인상 1년 연기" = 우선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명품가방을 개소세 부과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다만 과세 시기를 당초 정부가 추진하던 내년이 아닌 오는 2014년으로 1년 미뤘다.
이번 개소세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2014년 1월1일부터 출고가격이 200만원 이상인 명품가방에 대해 개소세가 과세된다. 전체 판매가격에 세금에 부과되는 것은 아니며 출고가격 200만원 초과분의 20%를 개소세로 부과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출고가격이 300만원인 가방은 200만원 초과분인 100만원에 한해서만 20%의 개소세가 부과돼,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20만원(100만원×20%)의 세금을 더 내야 명품가방을 구입할 수 있다.
출고가가 200만원인 명품가방은 대개 유통마진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 가격이 350만∼400만원 정도로 추정돼, 이 가격을 초과하는 고가 가방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명품가방 개소세 부과로 연간 약 300억원 이상의 세수증가를 예상했고, 국회 예산정책처는 연간 476억원의 세수가 추가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 대용량 가전제품 개소세, 교통·에너지·환경세 3년 연장 = 올해 연말까지만 과세하기로 했던 대용량 가전제품에 대한 개소세 부과도 3년 더 연장될 전망이다.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에너지 소비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가 올해 말로 종료할 예정이었던 대용량 가전제품 개소세 부과 제도를 2015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효율이 낮은 일부 대용량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개소세가 계속 과세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말까지만 적용하기로 했던 교통·에너지·환경세도 오는 2015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ℓ당 휘발유는 475원, 경유는 340원의 법정세율이 계속 과세되며, 탄력세율이 적용돼 휘발유는 ℓ당 525원, 경유는 375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부과된다.
유사 석유제품의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명칭을 '가짜석유제품'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아울러 낮은 공제율로 인해 영세 농수산물 가공업자들의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농산물과 축산물, 임산물 가공 제조업자 등에 102분의 2로 규정된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을 104분의 4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간이과세자의 과세기간을 연 2회에서 1회로 축소하는 한편 납부세액의 50%를 두 번으로 나눠서 납부할 수 있는 간이과세 예정부과 제도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사회적 기업이 제공하는 간병 및 교육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도 면제한다. 신용카드 발급 세액공제 우대공제율 적용기한을 2년으로 연장하고, 우대공제 한도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도 유한책임회사에서 사원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과세대상에 포함하는 증권거래세법과, 2014년부터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소주'로 명칭을 통합하는 주세법 개정안 등에도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