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특허 5년 한정, 특허수수료 대폭 인상
FTA 상대국 관세인하 지연시 보복관세 부과
그동안 호텔신라, 롯데 등 일부 대기업들의 배만 불려주던 면세점 운영 특허가 내년 하반기부터는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최대 50%까지 할당될 전망이다.
면세점 특허기간도 5년 이내로 제한되며, 매출액의 30만분의 1 수준으로 극히 낮았던 면세점 특허수수료도 면세점 운영실적 등에 따라 대폭 인상된다.
또한 FTA 체결 상대국이 관세 철폐, 인하 등 협정에서 정한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피해액의 범위 내에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4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여·야 의원들의 합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관세법 개정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합의된 법안들은 같은 날 오후에 열릴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오는 27∼28일 개최될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돼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 "대기업 독점 막는다"…중소기업에 면세점 50% 할당 = 우선 내년 7월1일 경부터 보세판매장(면세점) 특허의 일정비율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게 할당하는 등 면세점 사업의 대기업 독점구조를 타파하기로 했다.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기업들의 면세점 독점 운영을 막기 위해 지난 11월 국회에 제출한 '관세법 개정안'이 조세소위를 거쳐 일부 수정됐고, 여·야 의원들이 수정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기업들이 면세점 운영으로 벌어들인 매출액만 2008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억 가량으로 4년 사이에 2배 이상 급증하는 등 면세점 독점으로 대기업들이 가져가는 이익이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현행 관세법상 극히 낮은 면세점 특허수수료 규정에 따라 면세점 매출액의 약 30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수수료만 납부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에 면세점 운영 특혜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홍 의원은 지난 11월 면세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일정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에게 면세점 특허의 50%를 할당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조세소위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협의를 거쳐 중소·중견기업에 할당하는 면세점 특허 비율은 기획재정부에서 관세법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안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에 대해서는 일정 비율 이하로 면세점 특허를 제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한 매출액에 비해 너무 적었던 면세점 특허수수료도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납부금액을 대폭 인상하는 등 대기업들에 대해 차등 징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면세점 특허기간은 5년 이내로 한정하기로 했다.
□ "FTA 안 지키면 보복 관세"…교역상대국 대항조치 강화 =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FTA 체결 상대국에 대한 보복관세 등 대응을 강화하는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여·야 사이에 합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FTA 상대국이 긴급관세조치 등을 실시하거나 관세철폐, 인하 등 협정 내용을 시행하지 않고 지연·위반하는 경우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항조치를 다소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일시수입물품 등에 대한 관세면제 제도를 정비하고, 원산지 증빙서류와 관련된 사항들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기로 했다.
한편 일반 국민이 고액·상습 관세체납자 등의 은닉재산을 신고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의 한도금액을 현행 1억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인상하고, 수출입물품 가격을 조작한 경우 허위신고죄 처벌을 한층 강화하는 등 관세사범 처벌수위도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