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 맞춘 군더더기 없는 교육이 승부수

교육과정 만족도 조사 등 통해 실무위주 교육 '올인'

"학생들은 학과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학과 운영 방향의 촛점은 학생을 아끼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김포대학교 세무회계정보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노미현 교수의 학과 운영 방침은 이처럼 분명했다.

학생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열등감과 불만이 쌓이게 되면 대학생활로 잘 할 수 없는 만큼 무엇보다 학생들이 학과 운영 방향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해도 학생들이 소화할 수 없게 무리하게 편성돼 있다면 결국은 학과의 경쟁력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진리를 실행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 학과는 최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과정 만족도 조사, 성격검사, 적성검사 등을 진행해 학과 교육 프로그램을 재조정하고, 최대한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군더더기를 뺐다.

그 결과 삼일회계법인에서 진행한 학내 컨설팅 평가에서 학과 1위에 오르고, 조기취업자의 비율이 50%에 이르며 교내 취업우수학과로 선정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학생이 만족해야 대학도 발전한다 = 노 교수는 "학생이 대학에 만족하지 않고서는 대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실제 세무회계정보과는 최근 학생들의 교육과정 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 교양과목 일부를 없애는 대신 자격증 중심의 학과 특성을 강화하며 단순하지만 단단한 실무위주의 교육 틀을 짰다.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자 직업예절이라는 교양과목을 교과목에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

노 교수는 지금은 고인이 된 이 학교 설립자였던 전신용 전 이사장이 명심보감 같은 책을 구입해 입학생들에게 배부했던 것처럼 무엇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세무와 회계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 구상하고 있는 것은 '홍대리의 재무제표 보기' 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세무와 회계 분야의 책들을 학과 도서로 선정해 독후감을 쓰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학과에서 학생들의 원활한 대학생활을 위해 교수가 멘토가 되어 지도학생들과 직접 상담하는 멘토링 제도를 아예 교과목에 넣어 학교에서 멘토링비 등을 지원하는 것도 학생들과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노 교수는 "멘토링을 통해 학생들과 진솔하게 대화하다 보면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충이 있는 지를 알게 된다"며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다 보면 부모와 자식이 된 듯한 따뜻한 친밀감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세무회계정보과는 매년 기업과 문화유적지를 탐방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에도 한국도자기 견학을 통해 제조기업의 현장 학습을 추진했으며, 청주 소재 문화재 단지를 방문하며 유익한 경험도 쌓았다. 이 같은 경험은 학생들에게 기업현장 분위기를 익혀 주며 취업 의지를 다지는 계기를 제공하는 동시에 교수진과 학생들간 유대감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

더불어 이 학과는 김포와 강화지역 산업체를 대상으로 매년 세무특강을 개최하고 있다. 이 같은 특강은 지역사회에 세무회계정보과를 홍보하는 동시에 산업체의 취업 추천을 유도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일단 세무와 회계에 흥미를 느껴 공부를 진행한다면 향후 취업전망은 다른 어느 분야에 비해서도 좋다는 것이 그의 분석.

노 교수는 "세무와 회계는 국가와 기업이 존재하는 한 전문직업 분야로서 급변하는 시류에 쉽게 사라질 수 없는 매우 안정적인 직업"이라며 "기업의 회계투명성이 강조되고 공정한 조세제도의 정책 시행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만큼 세무·회계분야 전문가의 필요성은 그만큼 증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폭적인 학교지원·학생 저력, 2박자 갖춘 경쟁력 = 김포대 세무회계정보과는 지난 1996년 김포대의 설립과 함께 탄생한 전통의 학과다.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만 해도 1500명이 넘으며, 사회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선배들은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든든한 취업의 고리가 되고 있다.

사실 김포대는 지난 2011년 책임있는 경영권 부재로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을 쓰고 잠시 흔들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사회 요소 곳곳에 배치된 졸업생들과 신입생들의 패기는 재기를 다지는 충전재가 됐다.

김포대는 2012년 학생 1인당 국가장학금 평균 수혜금액이 110만8000원을 기록하며 전국 4년제 및 전문대 가운데 국가장학금 2유형 전국 8위를 차지할 정도로 학생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유명하다. 400억원이 넘게 쌓여 있는 적립금은 학교의 비전을 가꿀 촉매제로 평가되기도 한다.

김포대는 '비전 2020'을 통해 교육만족도 최상위, 취업률 80% 이상, 대학평가 상위 15% 등을 이루며 세계 수준의 전문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갖고 있다.

노 교수는 "학교가 잠시 흔들리기는 했지만 최근 신입생들의 출석률이 100%에 달하는 등 의지가 남다르다"며 "이는 학교의 미래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10개국 21개 대학과 국제교류를 체결한 대목도 저력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김포대에서는 한해 50~60명의 학생들이 해외인턴십, 해외어학연수 등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후문.  

노 교수는 "한번은 외국계 기업에 취업한 김포대 학생의 평가가 좋자 헤드헌팅 회사로부터 추천 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며 "이 같은 좋은 기회에 학생들이 어학 문제 때문에 취업을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폭적인 지원이 통했던 것일까? 세무회계정보과는 이 학과 학생 5명이 팀을 이뤄 지난 8월에 출전한 전국 세무회계경진대회 대학일반부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 그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