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직후 '공인연비'가 '표시연비'로 둔갑…눈속임?

그동안 국내에서 자동차 연비를 표기해오던 공인연비 방식이 대선직후 슬그머니 표시연비 방식으로 대체된 것으로 28일 드러났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 등 자동차 연비관련 기관은 자동차 연비표기 방식을 변경하면서 보도자료 배포나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조차 없이 대선 직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 타 공인연비를 표기연비로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28일 에너지관리공단 수송에너지 홈페이지에는 기존 공인연비 용어는 모두 사라졌고 표시연비라는 용어로 대체됐다.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자동차 제작사에서 신고한 공인연비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채 공인연비라는 용어를 사용토록 한데 대해 소비자들이 정확한 연비측정을 요구하고 정부와 관련부처에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자 아예 용어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인연비라는 용어가 혼란을 주기 때문에 표시연비나 참고연비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은 지난달 28일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와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실이 주최한 '자동차 공인연비제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지식경제부 에너지절약협력과 나성화 과장은 답변에서 "자동차 제작사가 자체측정한 자가인증제를 도입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면서 "공인연비를 표시연비나 참고연비로 바꾸는 것은 한번 검토해 보겠다"며 그다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표시연비라는 용어가 한달만에 소비자나 국회 및 언론기관 종사자들에게 일언반구 없이 에너지관리공단의 홈페이지에 버젓이 사용된데 대해 의아심을 자아내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는 공인연비라는 용어가 사라졌고 표시연비는 과거 홈페이지에서 사용했던 신연비(복합연비)의 개념이 적용됐고 '표시연비(구)'라는 용어는 공인연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에너지관리공단은 이 같은 용어들이 과거 공인연비와 신연비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