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지난 9월 이후 4개월만에 만나 정권 인수인계와 다양한 국정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사진 제공 = 청와대)
당선인, 대통령에 "민생예산‧전력대책" 당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오후 청와대 백악실에서 대선 후 첫 단독 회동을 갖고 민생현안과 전력대책 등 국정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에 대한 박 당선인의 '민생예산 통과 협조' 등의 주문이 이어졌다.
박 당선인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소한의 민생예산을 책정한 만큼 (예산이) 통과되도록 대통령께서 협조해달라"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인사와 관련 "어제 인수위원장을 발표했고 인수위 위원도 조만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면서 "가능한 조용하게 하는 것이 국민들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은 오후 3시 청와대 본관 1층에서 만났다. 박 당선인이 현관에 영접나온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대기 정책실장, 최금락 홍보수석과 인사를 나누자 현관 안쪽에 서있던 이 대통령이 "추운데 빨리 들어와요. 환영해요"라고 반겼다.
이에 박 당선인은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입장했고,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엘리베이터로 회동 장소인 2층 백악관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자리에 앉으며 축하인사를 건넨 뒤 "건강은 괜찮은가. 선거 끝나고 다니는 것 보니 건강은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고, 이에 박 당선인은 "쪽방촌에 방문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쪽방촌 통로가 좁아보였다"고 걱정하자, 박 당선인은 "조금 늘려드려야 할 것 같다"며 "올해 유난히 추운데 강추위 속에 전력수급 등 대통령께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를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내가 마지막까지 안전과 재해 문제 등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동에서는 3시 50분까지 40분간 민생과 국정인수와 관련한 전반적인 현안이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을 통해 "두 분간에 국정인수에 대한 전반적인 말씀을 나눴고 특히 가장 방점을 두고 강조하신 부분이 민생예산 통과였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 공약에서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예산은 '0~5세 무상보육' 등 복지예산이다.
이날 청와대에서는 하금열 대통령 실장과 최금락 홍보수석이, 박 당선인은 유일호 비서실장과 조윤선 대변인이 자리를 함께 했으나 회동은 단독으로 진행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1987년 직선제가 이뤄진 이후 25년 만에 탈당하지 않고 당적을 유지한 현직 대통령과 여당 출신 대통령 당선인 간의 회동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