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는 식품업계도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일희일비했던 한해였다.
라면, 고춧가루 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어 한바탕 소동을 겪었고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식자재를 사용하다 적발되는 등 업체들의 식품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느슨해진 정권말기 분위기에 편승, 지난 7월부터 식품가격이 봇물 터지듯 인상됐다. 또한 맛과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관련 상품개발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 맛, 건강, 힐링 추구... 제품 트랜드 변화
2012년 식품업계의 제품트렌드를 한마디로 대변할 키워드는 ‘키친(KITCHEN)’이다.
업계전문가는 31일 “식품업계는 올해 제2의 도약을 위해 k-pop 등 한류열풍을 활용해 한류음식 전파를 위해 해외시장으로 뛰었다”며 “맛 건강 힐링을 추구하는 사회적 추세에 따른 제품개발과 마케팅 활동도 돋보인 한 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노력들을 한마디로 정의한 것이 바로 KITCHEN이며 이는 K-food등 7개의 알파벳 단어의 앞자를 조립한 단어로 내년에도 식품업계의 성장동력으로써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CJ제일제당 김윤경 과장은 “맛은 물론 건강과 힐링을 추구하는 가치관의 변화와 캠핑과 싱글족의 확산 등 사회변화에 맞춘 기능성 제품과 아웃도어형 제품들이 큰 인기”였다며 “내년에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제품들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안전 불감증... 발암물질 검출과 불량원료 사용 적발
올해도 인체 유해물질 검출,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원재료 사용 등 일부 업체들의 먹거리안전 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농심은 지난 10월 너구리를 비롯한 6개라면 수프의 원료로 사용되는 가스오부시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식약청 발표로 한바탕 곤욕을 치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처음에는 검출된 벤조피렌의 양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당시 열리고 있던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잇단 추궁이 계속되자 소비자 불안을 감안해 전량 회수 조치를 내리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와중에 식약청만 믿고 주요일간지에 국민들은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는 내용의 대대적인 광고를 낸 농심은 돈 잃고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아 해외에서도 해당 제품회수 요청과 불매운동에 한동안 시달려야 했다.
이달 초에는 CJ제일제당이 영양고추유통공사에 위탁생산한 해찬들 고춧가루 2종류에서 농약 성분이, 또 이마트의 '이마트 베스트 참기름'에선 벤조피렌이 검출됐고 이 외에 크라운제과와 던킨도너츠는 유통기한이 지난 밀가루와 커피원두를 사용 판매하다 적발돼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을 초래하기도 했다.
■ 정권말기 느슨한 분위기 틈타 제품가격 인상 도미노
올해 식품업계는 총선과 대선 등 정권말기의 느슨해진 감시망을 뚫고 그동안 물가안정이라는 대명제 앞에 짓눌려왔던 국제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제품가에 전가하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7월 이후 쵸코파이가 25% 인상됐고 햇반, 새우깡, 사이다, 펩시콜라, 삼양라면, 참치 등이 줄줄이 오르더니 최근에는 풀무원과 대상 CJ제일제당도 각각 두부와 콩나물 제품을 평균 7~10%씩 인상했다.
지난 20일에는 제분업체 동아원이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인상했다.
2012년 하반기 주요 업체별 제품가격 인상 동향
◆…자료: HMC투자증권 정혜승 연구원의 ‘가격전가로 확보된 이익 안정성, 12.21자 보고서
동아원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 하락 분을 감안해도 국제 곡물시세 등을 감안할 때 두 자리수의 인상요인이 있으나 서민물가안정에 적극적으로 부응한다는 취지에서 인상폭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밀가루 값 인상으로부터 2~3주 정도의 시차가 있는 라면 빵 국수 과자 등 가공업체들의 2차 가격인상 움직임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