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특례제한법 상임위 계류 결정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주택 취득세 감면연장 방안이 사실상 올해에 이어 내년 초부터 곧바로 시행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을 위해 필수적인 법안이 결국 합의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주택거래자들은 취득세 감면혜택을 보지 못한 상황이 발생, 새해부터 주택거래시장에 혼선이 빚어질 전망이다.
31일 국회,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취득세 감면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이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올해 9·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거래 취득세 감면혜택을 제시했다.
당초 정부는 9억원 미만 주택은 2%에서 1%로 9억원 초과주택은 4%에서 2%로 각각 세율을 50%씩 낮추고자 했지만, 부자감세라는 야권의 지적에 주택가격과 다주택 보유여부에 따라 혜택을 달리했다.
구체적으로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9억원 이하 1%, 9억~12억원 2%, 12억원 초과 3%의 세율을,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12억원 이하는 2%, 초과는 3%의 세율을 각각 적용했다.
정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지방세특례제한법은 현행 4%인 취득세율을 9억원 이하 2%, 9억원 초과 4%로 금액에 따라 차등화 시키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는 국회에서 이 법안을 현재 추진 중인 취득세 감면내용으로 수정의결한 뒤에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경우, 취득세 감면혜택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회통과 지연으로 사실상 어려워졌다.
여야 모두 9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율을 1%로 낮추는 방향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다른 법안들에 밀려 법안처리가 지연됐고, 이로 인해 내년 초에 곧바로 취득세 감면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지자체 재정부담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정부는 현행 취득세 감면제도의 골격이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될 경우 연간 2조9000억원 상당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재정지원을 감안하더라도 지자체로써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규모다.
이와 함께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소급 적용' 논란이 발생될 여지도 엿보인다. 정치권이 여론을 고려해 당장 내년 1월 법을 개정하더라도 그 사이에 감면혜택을 보지 못한 주택매입자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국회의 늑장조치로 내년 초부터 주택시장에 거래동결효과가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