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에는 어른들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리는 것이 우리 세시풍속입니다. 세배를 받은 어른이 절을 한 아랫사람에게 세뱃돈을 주는 것은 예전에는 없던 풍속이 근래에 들어서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세뱃돈이 보편화돼 거의 모든 가정에서 세뱃돈을 주고 받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만원에서 몇 만원, 중·고등학생에게는 책값 등으로 더 큰 돈이 오가기도 하면서 적당한 세뱃돈 수준을 두고 매년 논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간혹 어른들끼리도 세배를 한 후배나 아랫사람에게 세뱃돈을 주기도 하는데요. 새해 첫날 주영진 국회 예산정책처장도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세배를 한 후 세뱃돈을 받았다고 합니다.
주 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떡국 사진과 함께 "아침 일찍 국립묘지 참배를 하고, 국회의장 공관에서 의장님, 부의장님께 새배드렸습니다. 국회의장님께서 세배돈도 주셨습니다"라고 올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예산정책처는 국회가 340여조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의 계획을 세우고 심의하는데 기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하는 곳이니 만큼, 예산정책처장이 받은 세뱃돈의 액수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특히 이날은 57년만에 해를 넘겨 예산안이 통과된 날로, 강창희 국회의장은 342조원의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킨 분이기도 합니다. 올해 경기가 지난해에 이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원 조달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복지 예산은 100조원대로 늘었고,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도 오히려 늘어나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이를 감시하는 국회의 기능과 예산정책처의 역할도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뱃돈을 준 강창희 의장이나 받은 주영진 처장이나 어두운 경기 전망으로 인한 나라 살림 걱정으로 어깨가 무거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