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수단으로 보기 어려워…공급 과잉 해소 우선"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보고 연간 1조원 가량을 지원하는 일명 '택시법'(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에서 제기됐다.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일 "택시업계의 경영난을 이해하지만 수송 분담률 9%의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기 어렵고, 과잉 공급 등의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거부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택시법 반대의 첫 번째 이유로 택시가 '일정한 노선', '운행시간표', '다수의 사람 운송' 등 대중교통법 상의 어느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또 지원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채 법만 통과시키면서, 특정 집단을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국회의 행태도 비판했다.
실제 새 법안에 따르면 대중교통 환승 할인, 통행료 인하, 공영차고지 지원 등에 1조원, 유가 보조금 지원과 세금감면액 등을 더해 연간 1조9000억원이 택시업계에 지원돼야 하지만, 지난 1일 통과된 예산안에 택시업계 지원예산은 고작 50억원이 반영됐다.
경실련은 택시업계의 어려움은 공급 과잉으로 비롯된 것으로 25만5000대의 택시를 20% 내외로 줄이고, 업계 스스로 서비스 개선 등의 자구 노력을 기울여 택시업계 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실련은 이에 "정책 혼선과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택시법 거부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면서 "헌법 53조에 근거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고, 이를 계기로 여론 수렴과 면밀한 검토를 통해 근본적 해결 방안이 모색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