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대위원장에 문희상…만장일치 합의추대(종합)

5선 중진 문희상, 조기전대 '관리형'될 듯

민주통합당은 9일 대선 패배를 수습하고 당의 변화를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에 문희상 의원을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당초 민주당은 비대위원장 선출에 대해 계파색이 옅은 중진이 조기 전대일까지 대선 패배 후 분열을 일으키는 당을 수습하는 '관리형'이냐,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과 대대적 혁신을 이끌 '혁신형'이냐를 놓고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5선 중진에다 당내 계파색이 자유로운 문 의원이 선출됐다는 점에서  비대위원장 역할을 '관리형'으로 맞춘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선출 위임권을 받은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연석회의 인사말에서 "새 비대위원장 뽑겠다는 위임을 받았다. 지난 달 28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12일 동안 많은 분들을 만났다"며 "소통을 위한 소통이 아닌 사심을 버리고 진정으로 고심을 했다. 이제 그 결정 내려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이야기 있을 수 있겠지만 다수의 의견을 따라주시리라 믿는다"며 "오늘 새로운 혁신의 신호탄이 올라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앞서 열린 중진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문희상 비대위원 체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진들과의 모임을 통해 그동안 고민했던 것이 오늘 풀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대선패배 책임자 불가론과 경선 반대 입장이 주류를 이뤄, 중진으로 합의추대되는 방향으로 간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원장 역할과 관련 당내 주류와 비주류는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비주류측은 대선 패배 책임을 '친노'인사들에게 국한해 이들의 반성과 함께 비대위 체제하에서 역할을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 '관리형'을 선호했지만 대선 선대위에서 활약한 주류측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과 반성, 당의 혁신을 위해 '혁신형'을 선호해왔다. 

이에 중진이자 국회부의장인 박병석 의원과 선대본부장이었던 박영선 의원의 대결이 될 전망이었다.

4선의 원혜영 의원도 유력시됐지만, 비주류 측이 '범친노'라는 이유로 반대에 나서 없던 일이 됐다. 그러면서 박병석, 이석현, 이낙연 의원 등 계파 색채가 옅은 중진들이 후보으로 압축됐다. 

특히 전날까지만 해도 주류와 비주류 모두 반대가 적은 박병석 의원이 가장 유력시됐지만 박영선 의원 측이 박병석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5선의 문 의원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박영선 의원도 연석회의 직전 자신을 지지한 일부 386 의원 및 초·재선 의원들과 의논한 후 비대위원장직에 도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연석회의가 열리고 있는 시각, 박영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김현미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박영선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세우려는 계획을 접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동안 박영선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세우려던 과정이 분란을 가져오는 상황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며 "대선 패배책임론이 제기 된 것은 박영선 비대위원장을 만들려고 했던 저희들이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