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에너지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에 LPG 가격을 18.2% 인상한데 이어 오는 2006년 7월까지 현행ℓ당 100:22로 돼 있는 수송용 휘발유와 LPG 상대 가격을 점차 줄여 100:60으로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ℓ당 385원했던 LPG 수송용 가격은 이달 평균 455원으로 70원 인상됐다.
이같이 LPG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은 청청연료라면서 소비를 부추기던 정부가 이제는 억제하기 위해 각종 세금을 부과해 가격을 인상시키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또 휘발유 가격의 60%선까지 끌어올릴 경우 연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LPG 차량의 유지비가 더 많이 들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LPG 가격을 인상할 경우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휘발유 차량의 유지비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일까.
현재 LPG 차량은 카니발, 카렌스, 트라제, 레조 등 10여종류.
이들 차량(2000cc 기준)의 경우 광고문구와는 달리 차종에 따라 ℓ당 실제 주행거리는 3-8㎞ 정도인 반면, 휘발유 차량(2000cc)의 경우 주행거리는 8-12km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LPG 차량과 휘발유 차량의 ℓ당 평균 주행거리는 각각 5km, 10km가 되는 셈이다. 또 오는 2006년 7월부터는 현재 휘발유 가격(13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LPG 가격은 780원이 된다.
이들 차량이 100km를 주행할 경우 LPG 차량은 1만5천600원으로 휘발유 차량(1만3천원)보다 2천600원 더 들게 된다. 주행거리가 늘어날수록 유지비 격차가 더 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각종 불편함을 감수하고 LPG 차량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은 정부의 이번 정책으로 골탕을 먹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6월초 레조를 구입했다는 C씨는 “충전소가 적고, 가스가 샐 경우 폭발 위험도 있지만 휘발유 가격의 평균 3배정도 저렴하다는 이유로 LPG 차량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당하게 됐다”며 비난했다.
이와과련, 재경부의 관계자는 “이번 에너지세제개편안은 지난해 5월 작성된 '석유가격구조개편을 위한 연구'를 토대로 에너지과소비를 억제하고 유종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시 연구를 맡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J책임연구원은 “연비 등의 문제보다는 경제정책에 주안점을 두었다”면서“곧 실시하게 될 차량별 연료사용규제폐지에 앞서 에너지수급 불균형 초래를 막기 위해 LPG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LPG 차량의 생산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면 되지 굳이 차량별 연료사용 규제를 폐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한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면서“업계의 로비에 정부가 굴복한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LPG가 서민연료이고 청청연료인 점을 무시한채 손쉽게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유류세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LPG 차량은 지난 4월말 현재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1천232만5천대의 10.4%에 해당되는 127만9천300여대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유류세는 10조2천427억원으로 총세수액(92조9천억원)의 11%를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