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은행권에 지나친 실적 경쟁 자제를 하고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소기업 대출과 소비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28일 오후 18개 은행과 간담회를 열고, 경영 환경 및 영업 계획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회의를 주재한 주재성 부원장은 "저금리 기조로 예대 마진이 줄고, 대출 시장이 둔화되면서 은행의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 무리하게 실적 경쟁을 하지 말아 달라"고 은행들에 당부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은행권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자금 조달 상황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국내 은행의 자산 증가 목표는 83조4000억원(4.1%)으로 지난해 증가율(4.5%)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저금리 환경에 맞춰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안정적 성장을 목표로 수립했기 때문이다.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목표는 8조8000억원과 3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각각 1.9%, 6.7% 증가했다.
가계 대출의 경우 가계 부채의 위험성을 고려해 지난해 증가율(2.7%)보다 낮게 설정했다.
단, 가계 부채를 축소과정에서 부실 차주가 급증하지 않도록 만기 연장 시 은행들이 무리하게 상환 요구를 자제하도록 금감원은 권고했다. LTV(담보 인정 비율) 초과분에 대해서도 장기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주 부원장은 "단기 연체를 조정해주는 프리워크아웃(pre-workout)을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늘리고, 금리 10%대의 대출 상품이 활성화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밖에 금감원은 은행권의 배당금을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외화 유동성이 충분히 유지되도록 감독할 계획이다.
또 경기 민감 업종을 위주로 신용 위험을 평가해, 구조조정 기업을 신속하게 선정할 방침이다.
대기업 도산 시 하도급 업체의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제도도 개선한다. 이에 따라 대기업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보험 가입을 통해서 외상 대금을 받지 못해도 은행의 상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와 별개로 금감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보증 대출 및 기계 등을 담보로 한 동산 담보대출도 확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