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주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을 앞두고 벌써부터 들썩이는 농수축산물 가격 등 '설 물가'를 잡기 위해 특별관리에 착수한다.
특히 설 명절을 맞아 자금사정이 어려운 서민들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9일까지 지급하기로 규정한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일까지 조기 환급해주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설 민생안정 지원대책'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서민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농수축산물 등 설 성수품 가격과 개인서비스 요금 등 35개 품목에 대해 1일 물가조사를 실시하는 등 특별 관리에 들어간다.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반을 운영해 수급 불안요인을 해소하고,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물가대책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소비자단체들과 공동으로 설 물가 합동 점검도 실시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는 16개 농수축산물은 평상시 1일 공급량인 9100톤보다 1.5배 이상 많은 1만4200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한파영향이 큰 겨울배추는 800톤을 할인 공급하고 떡쌀용 정부쌀 21만1000톤도 조기 방출한다.
전국 2591개소에 설 성수품 직거래 장터 및 특판행사장을 열어 농수축산물 등을 시중 가격보다 10∼30% 가량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정부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 각종 세제·금융 지원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직원 월급 및 상여금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당초 부가세 환급금 지급기한은 다음달 9일까지지만 설 전인 이달 말일까지 조기 환급할 계획이다.
전국 세관에서는 다음달 8일까지를 관세환급 특별지원 기간으로 삼고, 중소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관세 환급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주요 설 성수품 등이 시장에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전국세관 24시간 통관체제를 운영해 수입 농수축산물 등에 대한 통관절차도 대폭 간소화한다.
지난해 12월 대설 피해로 타격을 입은 농가에는 시설복구비 등 총 221억원을 설 이전에 전액 지급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국책은행과 민간 시중은행 등을 통해 총 16조4000억원의 대출·보증 지원도 실시한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온누리 상품권을 650억원 가량을 구매하고, 정부가 비축한 농수산물 622톤을 전국 30개 전통시장에 도매가의 70∼90% 수준으로 할인 공급한다.
한편 정부는 예년보다 연휴가 짧은 이번 설 명절 기간 동안 상당한 교통체증이 우려되는 만큼, 귀성길 교통대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교통 특별대책도 추진한다.
대중교통은 평상시보다 1일 평균 철도 428량(7.9%↑), 고속버스 1713회(30%↑), 항공기 30편(7.4%↑), 선박 138회(19.9%↑) 등을 증편 운행하기로 했다.
정체구간 우회도로를 지정, 갓길차로 운영(9개구간, 71km) 등을 통해 정체를 완화하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해 귀성길 교통량을 분산할 계획이다.
식품안전, 전기·가스 사고 등 명절기간에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각종 재난사고에 대비해 분야별 특별 안전점검도 실시한다.
연휴 기간에도 24시간 응급환자 진료가 가능하도록 비상진료기관과 당번약국을 지정 운영하고, 집단 감염병 발생에 대비한 비상방역체계도 운영할 계획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설 명절이 다가옴에 따라 서민들의 물가걱정과 생활의 어려움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며 "민생 챙기기에는 임기가 없다는 각오로 물가걱정을 덜고 편안하고 풍성한 명절이 될 수 있도록 범부처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