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저녁 국무총리 후보자를 사퇴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인수위에 출근하지 않고 서울 종로구 무악동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어제 박 당선인과의 면담과정에서 인수위원장직도 사실상 내려놓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김 위원장의 거취와 인수위 운영방향이 주목된다.
30일 인수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날 오전 예정된 인수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이와 관련 인수위 측에선 이날 별도로 전체회의에서 논의될 안건이 없었다며 김 위원장의 행보와 선 긋기에 나섰지만, 이날 전체회의 대신 유민봉 인수위 총괄간사를 중심으로 대책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 부재에 따른 인수위 운영계획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는 현재 김 위원장의 총리 후보직 사퇴와 관련, 어떤 공식적인 언급도 자제하고 있다. 평소 출근길에 현안에 대해 한두마디 짧게 의견을 내기도 했던 일부 인수위원들은 이날 아침부터 또 다시 '침묵모드'에 들어갔다.
인수위 측은 김 위원장의 인수위원장 추가사퇴에 따라 발생될 업무공백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문제를 놓고 미리 언급하기는 상당한 부담이라는 전언이다.
다만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까지 내려놓기에는 후임인선 등 박 당선인에게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는 만큼, 박 당선인에게 용퇴여부를 맡기되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인수위 활동이 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한창 진행된 상황에서 새로운 인수위원장을 지명한다는 것 자체가 인수위 운영과정에 또 다른 짐이자 부담으로 작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 굳이 전례에 없는 일을 또 만들어 설화(舌禍)를 양산케 할 필요가 있냐는 기류가 흐르는 상황.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정부 각 부처 업무보고 내용 브리핑 등 인수위 운영실무를 사실상 총괄했던 진영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유민봉 총괄간사 등의 간사급 인수위원들의 역할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인수위원장 사퇴여부와 관련해 아직까지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