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불황과 식탁물가 인상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은 얇아진 지갑을 반영하듯 대표 먹거리인 라면, 스낵, 파이 등의 소비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실제 소비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개발한 ‘이마트 지수’가 지난해 연간 기준 97.1을 기록 소비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3분기 모두 100미만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에도 98.1로 나타나 세계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전 분기 100미만을 기록했다.
이마트 지수는 자사 매장에서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군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 소비자 경기의 호‧불황을 판단하는 실질 소비량 측정 지수다. 100이상이면 전년 동기 대비 소비 호전을, 100이하이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에는 지수가 92.0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등 소비 위축이 가장 악화된 분기로 나타났다.
■ 지속된 불황으로 먹거리, 심지어 라면까지 소비 줄여
소비자들은 불황이 깊어지고 장기화되자 마침내 먹거리 등 생필품까지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나 불황으로 인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 맞춰가는 고육지책의 소비성향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주요 항목별 이마트 지수는 의(依)생활 지수 94.0, 식(食)생활 지수 97.3, 주(住)생활 지수 100.5, 문화(文化)생활 지수 95.0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이 의복, 먹거리뿐 아니라 문화비 등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두부, 우유, 라면, 과자류 등 가공식품가격 인상도 장바구니 생필품 소비를 줄이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요 가공식품 지수는 우유 93.1, 파이 86, 참치통조림 92.3, 라면도 98.3으로 전년대비 1.7 ~ 16.7 포인트 감소했다.
■ 반값 상품 등 가격소구형 상품으로 소비 집중
반면에 위축된 소비 심리에도 불구하고 반값 상품의 판매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반값 화장품 118.0, LED TV 164.3, 캐시미어 여성의류 102.2, 골프채 114.0, 구스다운 이불 112.3 등 반값상품들은 모두 100이상을 기록해 가격소구형 상품으로 소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김민 부장은 “2012년은 지속된 경기 침체로 역대 최저 지수를 기록하는 등 생필품 소비 위축이 심화된 해”라며 “반값 상품, 대체 상품 등 불황형 상품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100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행의 영향으로 점포의 영업일수는 전년보다 2% 줄고 의무 휴업일이 주말에 집중 되면서 내점 고객 수도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