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마다 장인어른, 직장상사 등 '애주가(愛酒家)'를 위한 최고의 선물로 꼽혔던 위스키가 올해에는 와인에 1위 자리를 내줄 전망이다.
독한 술을 피하는 최근 우리나라의 웰빙 음주문화와 함께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기침체로 설 명절 주머니 사정이 좋지 못한 소비자들이 위스키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와인을 찾는 경우가 많아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31일 발표한 '2013년 주요 설 성수품 수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위스키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와인 수입량은 대폭 증가했다.
올해 설 성수기(2012년12월31일∼2013년1월25일) 동안 위스키 수입량은 121만ℓ로 지난해에 비해 수입량이 33%나 급감했다.
세계 최대의 위스키 생산국인 영국산 위스키 수입량이 38.3% 가량 급감한 영향이 컸다. 반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위스키 수입량은 작년 설 성수기에 비해 48%나 급증했다.
위스키 수입가격은 지난해 설 성수기에 비해 12% 가량 싸졌지만, 1병(700㎖)당 평균 가격은 1만7830원으로 여전히 비싼 편이다.
위스키 수입량이 주춤하는 사이에 한·EU FTA 효과로 가격이 더욱 싸진 와인은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수입된 와인은 총 307만ℓ로 지난해 설 성수기와 비교해 14%나 늘었다. 와인 1병(750㎖)당 수입가격도 5821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17% 이상 하락했다.
특히 프랑스산 와인은 저가품 수입이 늘어나며 1병당 평균 수입가격이 지난해보다 32%나 하락한 9494원으로 떨어졌고, 수입량은 61만5000ℓ로 33% 가량 늘었다.
프랑스산 와인의 저가 공세에 밀려 값싼 칠레산 와인의 수입량은 72만9000ℓ로 지난해보다 1% 가량 감소했고, 이탈리아산 와인도 수입량이 28.9%나 급감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설 성수기 농수축산물 수입가격은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산물의 경우 무, 고추, 마늘, 밤 등의 수입가격은 다소 상승했지만 배추, 고사리, 도라지, 감 등의 가격은 하락했다.
명태, 조기, 고등어, 오징어 등 주요 수산물 수입가격도 대부분 하락했으며, 소고기와 돼지고기 수입가격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