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강화한 이후 자산가들이 보험회사의 즉시연금으로 갈아타고 있는 가운데 보험회사마다 제각기 다른 영업전략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기존과 같이 공격적으로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 반면 교보생명은 은행을 통해서 판매하는 방카슈런스 채널 판매는 지난 9월 이후 중단했다. 설계사에 의한 판매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신한생명도 당분간 판매를 지속할 방침이다.
알리안츠, 동부생명, AIA, 미래에셋 등은 아예 판매를 중지했다. 특히 AIA생명은 판매한 지 45일만에 전격적으로 판매중지를 결정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있어서 현재 4.4% 수준인 적용이율을 맞출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이스생명은 방카슈런스 채널에 의해서만 판매하고 있다. 설계사들은 보장성보험 등 전통적인 상품만 팔고 즉시연금은 기존 자산가들을 관리하고 있는 은행을 통해 판매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대형사들은 보험약관대출이나 부동산 담보대출 등 다양한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어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자칫 잘못하면 자산운용수익이 보험원가보다 낮은 소위 역마진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몸을 사리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의 박대양 투자담당 상무는 “약 1조원 정도의 즉시연금을 판매했으나 지속되는 저금리 등으로 작년 8월 판매를 중지했다”며 “현재수준의 부담금리로는 보험사의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즉시연금은 일부 회사 또는 영업조직에서 매출목표를 손쉽게 달성하는데 유용한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월 중순부터 즉시연금에 대한 비과세혜택이 축소돼 향후 보험사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즉시연금이 자산가들의 탈세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 세법을 개정하여 2월 중순부터는 즉시연금 상속형에 대해 과세하고 금융종합과세 기준을 종전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인하하여 과세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세금을 피하려는 자금이 즉시연금으로 몰려 삼성 · 한화 · 교보 · 신한생명 등 4개 생명보험사는 세법 개정안이 발표된 17일 하루 동안에만 830억원이 넘는 즉시연금을 판매하는 기록을 수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