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양형위원회 '조세 양형기준' 상향조정
앞으로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포탈할 경우 법원으로부터 최고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받게 된다.
특히 세무공무원은 물론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의 조세포탈 범죄는 일반 납세자들에 비해 가중처벌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기수)는 지난 4일 서울시 서초동 대법원에서 제46차 전체회의를 열고, 조세포탈에 대한 양형기준을 대폭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공갈·방화범죄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했다.
이번에 발표된 양형기준에 따르면 조세포탈 범죄에 대한 양형이 전반적으로 상향조정됐고, 포탈액과 세금계산서상 공급가액이 많을수록 형량 또한 높아졌다.
특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죄가 성립되는 연간 포탈액 5억원 이상의 범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징역 2∼4년을 선고하되, 200억원 이상의 가중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최고 징역 12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기타 조세포탈 범죄에 대해서는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30∼50억원은 징역 3년, 50∼300억원은 징역 5년, 300억원 이상은 징역 7년까지 선고하도록 했다.
또한 세무공무원의 조세포탈 범죄와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의 중개·알선·교사 행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기로 했다.
반면 세금을 포탈했더라도 포탈한 금액을 다시 납부하거나, 포탈세액을 납부기한이 지난 후에 신고(기한 후 신고) 또는 수정신고하는 경우에는 형량을 감경해 주기로 했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이날 조세범죄 외에도 방화 및 공갈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도 대폭 상향조정했다.
우선 살인을 목적으로 불을 지른 방화범의 경우 살인죄의 '비난 동기 살인' 유형에 준해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받도록 했다. 살인 목적 방화의 경우 기본적으로 징역 12∼16년, 감경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최소 징역 9년의 중형을 받게 된다.
사회·문화·경제적으로 가치가 높은 건축물 등에 피해를 주는 방화를 가중처벌하기 위해 방화 대상이 문화재라면 최고 징역 12년, 산림이면 최고 징역 13년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갈범죄의 경우 상습·특수·누범인 경우에 일반 공갈보다 더 높은 형량이 내려질 전망이다.
이번 양형기준 의결안에 따르면 일반공갈죄는 최소 징역 8월(3000만원 미만)에서 최대 11년(50억원 이상)까지인 반면, 상습·누범·특수공갈은 최고징역 7년, 상습특수·누범특수공갈은 최고 징역 9년으로 상향조정됐다.
조직폭력배 등 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하는 등 범행수법이 불량한 공갈범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고, 폭력단체의 자릿세 징수 등을 제보하는 내부비리 고발자에게는 형을 감경해주기로 했다.
채권추심 등을 위한 공갈은 형을 감경해주되 전문업체를 이용하거나 신변을 위협하는 등 수법이 불량하면 감경해주지 않기로 했다. 만취상태 감경은 제한하고 오히려 가중처벌 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