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회사인 모토로라와 X폰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인 앤더스어넬리시스의 전략 컨설턴트 베네딕트 에반스는 구글 트랜드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삼성의 갤럭시가 안드로이드보다 더 높은 상위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에반스는 “구글 트렌드의 웹 검색에 있어서 갤럭시가 안드로이드 브랜드와 동반해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갤럭시가 세계 검색시장에서 잠시 동안 안드로이드를 제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삼성에게는 고무적인 소식이지만 전통적으로 자사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기기들의 판매에 있어 특정 업체가 지배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구글에게는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우선 갤럭시 브랜드의 이같은 상승은 삼성이 전체 안드로이드 기기 판매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즉 갤럭시와 안드로이드가 동일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안드로이드라는 생태계보다는 많은 량이 출하되는 개별 브랜드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삼성은 아주 낮은 저가의 스마트폰부터 최고가의 스마트폰까지 모두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부여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를 높였다.
끝으로 삼성전자가 140억 달러의 마케팅 예산을 투입해 안드로이드 기기를 판매하면서도 안드로이드라는 브랜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로써 삼성은 운영체제 전략에 있어 가치중립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삼성이 안드로이드가 아닌 타이젠이나 윈도우 운영체제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높은 브랜드 충성도에 힘입어 무난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미국 스포츠 행사에서 가장 성대한 슈퍼볼 결승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광고를 보면 삼성의 전략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데 그 광고에서 안드로이드로 연상될 수 있는 기기를 보여주거나 어떠한 기능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마도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의 최대 지배자가 된 구글에게 이러한 일들은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으며 애플과 같은 사업모델을 구축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구글에게 강력한 자극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삼성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자회사인 모토로라와 손잡고 갤럭시S4에 대항하기 위해 ‘X폰’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비롯한 여러 통신사들과 협력해 새로운 안드로이드 기반의 타이젠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구글이 언젠가는 애플과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심에서 출발했다고 봐야한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갤럭시라는 브랜드로 통합작업을 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단순한 모바일 기기 전략뿐 아니라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대비 홀로서기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