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대기업 집중도 모니터링하며 보완해야"
전체 R&D 투자 조세감면액의 49%가 상위 30개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5일 '기업 R&D 투자 조세감면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R&D 감면세액의 49%가 상위 30개 대기업에 집중돼 있고, 이들 법인의 법인세 납부 비중은 전체 납부액의 17.3%에 불과해 대기업 집중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기업의 R&D 투자 관련 조세감면제도의 효과와 실효성, 대기업 집중 여부 등에 대한 국회 감사청구가 이뤄짐에 따라, 2010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2년간 처리된 R&D 조세감면 업무 전반에 대해 국세청 감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24%지만 각종 감면혜택으로 실효세율은 16%에 불과하다"며 "2011년 법인세 감면액 8조9000억원 가운데 상위 100대 기업의 감면액이 4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OECD 국가 가운데 법인세율 구간을 2단계 이상 운영하는 나라는 7개 국가 밖에 없다"며 "한 해 법인세수 가운데 대기업이 82%를 납부하고 있으며, 임투세액공제와 R&D 감면 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국세청 감사 결과 상위 30개 기업에 R&D 감면이 집중되고 있었으며, 지난 2년간 기업 세무조사에서 부당감면세액 1817억원이 추징됐으며, R&D 투자 명목으로 조세 감면을 적용받고 실제로는 투자를 하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 확인됐다.
실제 A기업에서는 연구소의 직원 인건비와 재료비 등 352억원에 대해 80억원의 세액공제를 신청했으나, 감사원의 서면 조사 결과 근무하지 않은 직원의 인건비와 재료비 등 282억원을 부풀려 과다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R&D 조세감면총액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연구·인력개발비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음에도, 조세감면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견은 찬반으로 갈려 추가적인 효과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국회 감사요구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던 기업 R&D 투자 조세감면 제도의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었는지의 여부에 대해 감사원은 "대기업 집중논란의 소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R&D 투자액 대비 공제비율은 대기업(4.9%)보다 중소기업(9.6%)이 높지만 전체 감면세액의 절반이 30대 법인에 집중돼 있는 반면, 이들 기업의 법인세 납부비중은 전체 납부액의 17.3%에 불과해 대기업 집중도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30개 법인의 총부담세액 중 R&D 감면액 비중이 2007년 33.3%에서 2011년 18%로 감소했고, 전체 R&D 감면액 중 30개 법인의 감면액 비중도 55%에서 49%로 낮아지고 있어 대기업 집중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의견이다.
이에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에서는 향후 감면 혜택의 대기업 집중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추가적 보완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감사원은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에게 부당하게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의 현장 확인 등을 통해 법인세를 추가 징수할 것을 통보하고, 기획재정부에는 R&D 조세감면 제도의 효과를 제대로 검증하고 대기업 집중도를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