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안보실장-박흥렬 경호실장…군 출신 중용 배경은?
박근혜 청와대를 이끌어갈 실장급 인선 3명 중 2명이 군인 출신으로 기용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원회는 8일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를 발표했다. 김장수, 박흥렬 내정자는 둘 다 육군 참모총장 출신이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박흥렬 내정자에 대해 "40여 년간 군에 복무하면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빈틈없는 업무추진력과 포용력, 리더십을 갖춘 분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임명 배경을 밝혔다.
진영 부위원장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확고한 안보관과 소신으로 굵직한 국방현안을 원만하게 처리했다"며 "국가안보위기 상황에서 국방안보분야에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고려해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호실장에 이어 국가안보실장까지 청와대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3명의 실장급 중 2명의 실장이 군 출신 인사가 채우게 되면서 파급 효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北 핵실험' 임박…'안보 청와대' 기조 = 청와대 경호실장과 국가안보실장에 군 출신 인사가 지명된 것을 두고, 국가안보와 안전을 강조하는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출범 초기부터 국가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청와대에 국가안보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실장을 신설하는 등 안보 중심의 행보를 보여왔다.
1월 중순 시작된 각 부처의 인수위 업무보고도 국방부를 시작으로 출발했으며, 분과별 현장방문도 외교국방통일 분과의 전방부대 방문을 출발점으로 잡았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육군참모총장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국방부장관을 지내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최고위원과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인물.
지난 대선 기간에는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국방 분야 책임자로 관련 공약을 성안했으며, 곧이어 인수위 외교국방통일 분과 간사를 맡으며 새 정부에서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박 당선인이 비서실장에 앞서 국가안보실장을 먼저 발표하고, 최측근에서 안보 기조를 공유해온 군 출신 인사를 기용한 데에는 북한 핵실험 등 안보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움직임에 맞서 여야 대표와 긴급회의를 통해 중단을 촉구하는 등 안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이에 따라 군에서 실제 대북 전략을 총괄한 경험을 가진 참모총장 출신이 국가안보실장으로 적격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 "피습 트라우마?"…더 강해진 경호실장도 軍 출신 = 장관급으로 격상된 경호실장 자리에는 군 출신 또는 경찰총수 출신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관례상 군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었고 결과 또한 전망에서 비껴가지 않았다.
특히 박 당선인이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등 경호를 강화한 것을 두고, 30년전 청와대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부모님을 잃은 트라우마가 섞인 결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정희 정권 전반부와 후반부를 나눠 경호실장을 지낸 박종규·차지철 실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수많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으나, '보위' 차원으로 끌어올린 경호를 통해 대통령과 가족에게는 완벽한 의전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박 당선인으로서는 피격 사건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고, 본인 또한 유세 과정에서 커터칼로 부상을 입는 사건을 겪으면서 대통령 경호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김영삼 정부 이후 민간인 출신 경호실장 기용이 늘어나면서, 민간인 경호실장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경찰 측에서는 현실감각을 갖춘 경찰이 경호실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전반부에는 육사 출신의 김인종 처장을 기용했으나, 후반부에는 경찰청장 출신의 어청수 처장을 임명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결국 청와대 경호실장과 국가안보실장까지 군 출신 인물이 맡게 되면서 박 당선인의 강한 경호와 안보 중심 기조가 강력하게 표출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경호처의 격상과 더불어 군 출신 인사의 강화를 두고 권위주의 회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