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정책·국정현안에 "검토해보겠다", "알아보겠다"로 일관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책과 국정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못해 여당 의원에게서까지 지적을 받았다.
사흘간 예정된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인 이날 여야는 앞서 국정운영 능력을 다루기로 합의해 전반적으로 국정현안에 대한 인식과 후보자 능력에 집중된 질의가 쏟아졌다.
정 후보자는 비교적 차분하게 답변을 했지만 민감한 현안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나중에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등 발언을 반복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사항인 '4대 중증 질환'과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에 대해 "여기서 충분히 스터디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 "파악이 완벽히 안됐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이 "4대 중증 질환과 기초연금 문제는 인수위가 정리한 상황인데 이 문제를 파악 안해서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이명박 정부에서) 방송장악으로 벌어진 잘못된 것들을 박근혜 정부가 청산해달라"고 요청하자 "참고하겠다"면서 "총리가 만능은 아니어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쌍용자동차 사태를 둘러싼 국정조사 논의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한 것으로 안다", 사망자 숫자에 대해서는"잘 모른다"고 답변해 현안인식의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후보자가 말한 것처럼 '알아보겠다. 파악해서 준비하겠다'는 것은 미국 인사청문회에선 결격사유"라고 지적했고, 전병헌 의원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답변할 수 있는 것조차 답변을 회피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태도는 내각을 통할할 책임총리로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또, 전 의원은 책임 총리 역할과 관련해 "국민은 책임총리를 요구하고 있는데 후보자는 '비서총리' 수준에 '네네 총리'가 될 거 같다"며 "당선인이 무슨 말을 하면 '네네'만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구체적 답변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질의에 소극적인 대답이 이어지자, 여당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까지 나서 "쉬는 시간에 후보자가 정책수행능력이 미흡한 게 아니냐는 전화가 왔다"며 "다시 말해 '아직 살펴보지 못했다', '검토하겠다'는 식의 답변은 정책수행능력을 보여주는 데 적절한 답변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아직까지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검토가 안 된 상황이라 만족할 만한 답변을 못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