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기준으로 몇몇 인선 낙마 가능성↑…당내는 말 아끼는 분위기
野, 김병관·황교안 집중 타깃 "자진사퇴 해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박근혜 정부' 초기 내각을 구성할 국무위원 지명자들의 부적절성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이번에는 '성공'적인 인사청문회를 다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 정부부처 수장 내정자들의 각종 부도덕한 의혹들이 넘쳐나고 있다.
정 총리 후보자는 전날(20일) 국정운영능력을 놓고 벌인 청문회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여당내에서도 지적을 받은데 이어, 21일 도덕성 검증에서는 부동산 땅투기 의혹, 전관예우 논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동생인 박지만씨 필로폰 혐의 수사 봐주기 의혹 등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이들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부인했다.
■ '의혹백화점' 위장전입은 기본…증여세 탈루·병역회피·전관예우·국가정체성 의혹까지 =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으로 군 수뇌부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내정자는 독일 전차 엔진 제작사와 국내업체를 중개한 U사의 고문을 맡은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증여세 탈루, 사단장 시절 부대위문금 개인통장 횡령의혹, 공사 리베이트 수수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육사 28기 동기인 김관진 국방장관과 사단장 시절 자신의 부하였던 조정환 육군참모총장에게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내정자는 2사단장 시절 부대위문금을 개인명의 통장으로 관리하고 부하 장교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업무처리로 경고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부대 살림을 총괄 책임지는 참모장이 현 조 총장이었다. 또한, 김 내정자가 근무했던 U사의 독일제 엔진을 지난해 4월 김 장관이 주재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2 전차에 장착하기로 의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의혹이 거듭 불거지자,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의 집중 검증 타깃이 되고 있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도 각종 의혹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부양가족 이중소득공제로 인한 소득세법 위반을 비롯해 병역회피·논문특혜·부동산 투기 의혹,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제기됐다.
또한, 공직 퇴임 후 변호사로 활동하며 17개월 동안 16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전관예우 논란, 검사 시절 고교동창인 노회찬 전 의원 후원금 기부, 기독교 편향 논란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밖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미국 이중국적 논란과 미 CIA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전력 등으로 '국가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고, 서남수 교육부장관 내정자도 병역회피 의혹을 받고 있다. 서 내정자는 병역신체검사 당시 색맹과 턱뼈 장애를 이유로 방위로 복무했지만 공무원 임용 때는 일반생활에 큰 불편이 없는 '적록색약'으로 기록이 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다른 장관 후보자들 역시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 의혹,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앞서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낙마' 사례를 고려해 볼 때, 이들 중 몇몇은 낙마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첫 내각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입장은 거듭 곤란해지고 있다.
■ "김병관 의혹, 여당으로서 곤란"…"현재로서는 당도 어쩔 수 없어" = 현재 가장 많은 의혹으로 '의혹 백화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김 국방 장관 내정자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으로서 참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의혹들이 해명되지 않고 길어지면 군의 '사기' 문제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쪽에서는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만약 하면 지금 현역인 조정환 육군참모초장을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하는데 그게 국민들이 보기엔 보기 안 좋다"고 우려했다.
당 관계자는 내각 인선과 관련해 "첫 내각이라서 도와줘야 하는 입장이라 말하기 난처하다. 의원들 개인적으로는 문제가 많다고는 느낄 것"이라며 "당선인이 모든 것을 쥐고 있으니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답답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서의 여당의 역할'에 대해 "계속 인선이나 정책이 문제가 되면 여론이 악화될 것"이라며 "지금도 별로 여론이 안좋은데...그래도 현재로서는 당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고 나서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 중간중간 평가가 있지 않나. 선거도 많고 당장 4월 보선에서 평가가 될 것"이라며 "더 심각해지면 당 내부에서도 뭔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